도법 / 지리산생명평화결사 생명평화순례단 단장

부안에 신문이 하나 생긴다고 합니다.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그것도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시작하는 것이라니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생명평화탁발순례를 하면서 많은 지역언론을 보았습니다. 좋은 뜻을 갖고 출발한 신문들이었지만 하나 같이 어렵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순전히 발행인의 오기와 집념, 몇몇 지역단체들의 도움과 한 두 사람의 헌신성으로 버텨오는 신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고, 주민이 함께 만드는 좋은 신문은 어떻게 가능할까 고민도 되었습니다.

그런 마당에 부안독립신문이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함께 걱정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도로 축하의 말씀을 대신할까 합니다.

세상에는 신문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다른 매체들, 특히 인터넷의 발달은 세상을 정보의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그 바다에는 좋은 정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정보가 더 많습니다. 예전에는 정보를 찾아 헤맸지만 이제는 역으로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는 안목을 키우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부안독립신문이 올바른 정보를 찾아가는 등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올바른 정보의 기초는 왜곡되지 않은 정보입니다. 듣기 좋은 꽃노래만도 아니고 비판의 확성기만도 아닙니다. 지역신문이라면 주민들의 희노애락이 깃든 삶의 모습과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 즉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최우선이 될 것입니다.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생명과 평화, 화해와 상생의 세상을 가꾸는 바탕이며, 거기에서 나오는 이해와 관용, 올바른 비판과 처방은 생명평화의 세상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내 것을 양보하더라도 기쁨을 느끼는 길이며, 때로는 우리에게 없는 것마저도 힘을 합쳐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의 길입니다. 특히 한 다리 건너면 형제요, 친구이면서도 여러 이해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얽히고 설켜 있는 지역사회를 멍들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신문이야말로 열린 신문이요, 생명평화의 전달자일 것입니다.

나아가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 항상 깨어 있기를 기도합니다.
옳다고 생각되는 말을 하는 순간에도 다시 돌아볼 줄 아는 자세를 가지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지, 생명평화의 길인지를 알기 위해 항상 지역의 삶의 현장에서 살아 숨쉬는 신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안독립신문이 태어난 이유이며,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겠지요.

그리하여, 모쪼록 부안독립신문이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람과 사람 간에 이해와 인정이 흐르고, 그래서 모든 생명 안에 다순 피와 청정한 기운이 돌게 하는 한생명의 젖줄로 자리잡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민이 주인인 신문, 생명평화 세상을 염원하며 태어난 신문 - 그 탯자리를 항상 기억하십시오. 다시 한번 창간을 축하드립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