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 한수원)이 도내 주요 방송사를 대상으로도 핵폐기장 유치 홍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본보가 입수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예산 사용 실적’을 통해 확인됐다. 한수원 장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체 방송광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해 총 17억여원의 광고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수주는 11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14억여원과 2억원이 각각 지급됐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한수원의 이미지 광고를 자사 방송을 통해 내보낸 것으로 알려져, 방송사 역시 지난해 부안 핵폐기장 부지 선정 논란으로 한수원의 특수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한수원에서 각 방송사로 흘러간 자금에는 ‘프로그램 협찬 방송/방송홍보물 제작, 캠페인 방송’ 등의 명목이 있다. 이는 방송사의 경우 자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공익성 광고의 경우 협찬을 받고 있는 것이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ㅁ’ 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협찬방송’ 명목으로 지난 해 9월에서 11월 사이에 2천만원, ‘자전거 캠페인방송’으로 3백만원, 나머지 미확인 명목으로 2천만원이 지급됐다. 또한 ‘ㅈ’ 방송의 경우는 방송홍보물 제작으로 지난해 10월 2천만원이 지급됐다. ‘ㅈ’방송의 방송홍보물 제작건과 관련해 보도팀 관계자는 “홍보물은 만든 적 없고, 그동안 한수원에서 캠페인 협찬은 받은 적 있다”고 밝혔다.
방송사의 핵폐기장 관련 보도물은 반핵측 시청자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ㅁ’방송의 경우 지난해 일본 로카쇼무라 현지 취재보도(5월 26일~30일까지 긴급점검 일본 방사성 폐기장 시리즈 보도)를 한바 있는 보도팀의 한 기자는 “지난 해 5월 일본 로카쇼무라 핵폐기장의 현지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위해 현지 취재보도를 한 적이 있지만, 회사 자체 경비로 간 것이지 한수원 돈을 받아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창 반핵대책위 관계자는 “방송사측이 지난 해 5월 일본 핵폐기장 취재에 자문을 구해와서 가이드와 현지 취재원을 소개시켜줬으나 나중에 보도된 내용을 보고서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이향미 기자 isongh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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