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후 톤백에 담겨 수매를 기다리는 밀. 뒷편에 밀을 저장할 수 있는 밀 사일로가 보인다.
수확 후 톤백에 담겨 수매를 기다리는 밀. 뒷편에 밀을 저장할 수 있는 밀 사일로가 보인다.

이상기온 냉해 피해 재해보상 나서
우리 밀 생산 클러스터 발돋움 
농림부, 전북도와 연계해 예산확보
자체 생산 및 수매 시스템 ‘우수’

지난 3월 나타난 이상기온으로 인해 부안군의 보리와 밀 등을 재배하는 맥류 농가는 전에 없는 피해를 받았다. 냉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약 39%에 달해 ‘반타작’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부안군은 정부의 재해지원법에 근거해 냉해 피해를 받은 농가에 대한 보상에 나섰다. 현재 각 농가의 피해 규모를 확인해 피해율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차등을 두어 보상할 계획이다. 담당 부서인 부안군 농업정책과는 보상금 지급 시기를 두고 긴급한 정도에 따라 예비비승인을 통해 최대한 빨리 지급 시기를 앞당길지, 차후 추경에 반영해 예산확보 후 지급에 나설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번 냉해 피해에 대한 발 빠른 보상은 부안군이 현재 추진하는 밀 생산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위한 발판이라는 평가다.
부안군은 지난해 제정된 ‘밀 산업 육성법’에 따라 부안군 농가들의 밀 생산을 장려하고, 지역 내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산 밀 자급도시 부안 만들기 종합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실행해 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부안군은 전국에서 2번째의 밀 생산 지역이자 생산한 밀을 아이쿱생협을 통해 전량 납품하면서 생산 보관 수매에 이르는 자체적인 시스템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밀 유통구조의 한계와 낮은 가격경쟁력으로 국산 밀의 소비가 늘지 않는 데다 지난 3년간 국산 밀의 생산면적도 정체된 상황에 재고처리 등의 문제까지 잇따르고 있다.
우리밀영농조합법인은 부안군과 함께 생산, 저장, 가공, 소비, 연구개발 및 홍보, 교육 및 인력양성 등 밀 산업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한 발전계획을 수립해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늘리고, 안전하면서 우수한 국산 밀 먹거리를 전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첫걸음을 땠다.
부안군과 밀 생산 농민들은 이번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생산 조직화에 따른 비용 절감 및 품질향상 ▲저장공간 확보를 통한 품질 고급화 ▲기술집중을 통한 가공품 경쟁력 확보 ▲국산 밀 전문시설 도입을 통한 유통구조 보편화 ▲소비지원을 통한 시장경쟁력 확보 ▲각종 행사를 통해 국산 밀의 우수성 홍보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기술력 확보 ▲농가소득 증대 ▲국산 밀 자급률 증대라는 국가적 목표 실현 등의 다양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부안군은 종합계획을 위해 ‘부안군 국산 밀 산업 육성 조례안’ 제정을 통해 향후 단계적으로 진행될 계획의 근거와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이와 관련한 연구 용역을 통해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부안의 밀 생산 주체와 행정의 전에 없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농림부에서도 밀 산업을 육성시킬 구체적인 계획을 머잖아 내놓을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부안군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다른 지역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 부안의 밀 생산을 육성하고, 밀 자급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비록 단기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긴 어렵겠지만, 농가와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밀영농조합법인의 유재흠 대표는 “농가는 농가대로, 행정은 행정대로, 농업기술센터 등의 기관은 또 기관대로 각자의 역할을 잘 하고 있으며 서로 간의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지역에서 이렇게 파트너 쉽이 꾸려지는 가운데 중앙부처를 비롯해 전북도도 밀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밀 자급도시라는 제대로 된 꽃을 부안에 한 번 피워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