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군수 예비후보 연쇄 인터뷰 두 번째 순서로 무소속 김경민 후보를 만났습니다. 지난 1일 오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후보는 핵폐기장 사태와 관련해 김종규 군수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으며 출마 동기와 출마 과정의 우여곡절을 밝히는 과정에서는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에게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 편집자 주
-후보께서는 16,17대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에 출마하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군수 출마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있는데 출마 동기는 무엇입니까
나는 정치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1995년 이래 12년째 이곳 부안에서 국회에 진입하려고 노력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중앙과 지방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정치라는 측면에서 국회의원과 군수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을 하다가 시장도 지내고 군수를 하다가 국회의원도 하듯이 이것을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국회의원에 두 번 출마 해 낙선하는 와중에 2003년도 핵폐기장 사태를 겪으며 자치단체장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의원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에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군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군수직을 맡고 싶습니다.
-지난 2월 고건 전 총리 지지계열인 우민회 통한 출마 의사 표명에 이어 3월에는 열린우리당 예비후보 신청을 한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소신 없는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 행보가 소신이나 원칙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민회는 고건 씨의 지지자 모임에 불과하며 정당이 아닙니다. 또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씨와 김근태 씨도 그의 영입을 추진하던 터였습니다. 마침 고건 씨가 지난 2월 지방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우민회를 선거에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표명했기에 우리당에 입당과 예비후보 신청을 했던 것입니다.
핵폐기장 책임 문제 때문에 가지 못했던 우리당이었지만 평소 소신과 맞고 호감을 갖고 있던 차에 2월 들어 우리당에서 나를 포함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주변에서 우호적인 일이 생겨났습니다. 제의라고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북도당에 신청을 했으나 일주일만에 전략공천지로 확정돼 완전히 배제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입당 마저 좌절되고 예비후보가 되지 못한 과정에 대해 어떻게 정리하고 계십니까
우리당의 창당 정신과 상향식 공천 방침에 따라 군수후보는 당연히 당원 뜻을 반영해 도당의 공천심사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 1인의 결정에 따라 전략공천지로 확정됐습니다.
중앙에서는 모르겠으나 부안에서 열린우리당은 민주정당이 아닙니다. 김춘진 의원은 잘못된 과정에 따라 후보를 결정한 겁니다. 따라서 그 후보 역시 정당성을 가졌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지방자치의 골간은 직접 참여인데 중앙 정치가 좌지우지 해서는 안됩니다. 나는 군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김의원이 보여준 공천과정의 비민주성에 대해서도 평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10년 넘게 핵폐기장을 포함해 여러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오신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는 반면 선거용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산의 부안댐, 새만금 개발과 같이 부안군민들의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사안에 대해 중앙 정부가 한 번도 군민들의 양해나 동의를 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 1998년도 당시 군민들 가운데 15% 정도만이 알고 있었습니다. 대형 국책사업이 군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왜 해야하는지 군민들은 자유 의지나 의사를 표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방자치가 더욱 중요합니다.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는 직접 민주주의의 원리를 적용하고 주민투표와 조례를 통해 처리해야 합니다. 12년동안 노력해온 것은 정치인으로서 신뢰를 얻고 현지 군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알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따라서 선거용 사전 작업이라는 어휘 자체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가족관계 부인 송영선 (50·변산중 미술교사) 2녀 김가원(24·회사원), 김지현(21·전북대 재학) △학력 전주북중 전주고 고려대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 △경력 -삼성그룹, 삼성생명 (1979-1986년) 근무 -상서물산 대표이사(1987-1991년) -제국건설 대표이사(1999-2002년) -1989년 평민당 총재 특보 겸 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 서울시 회장 -연청 전국의장, 1992년 대통령선거 연청 서울시 회장 -새정치국민회의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1995년 민주당 유종근 전북도지사 후보 선거대책본부 대변인 겸 후보 대변인 -2004년 개혁신당추진연대 전북상임대표 △주요 인맥 -1995년 부안에 내려와 꾸린 미래부안발전연구회 활동을 통해 12년 동안 함께한 1천여명의 회원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문희상, 최규성, 이강래, 채수찬, 장영달 의원, 정세균 산자부 장관, 유시민 복지부 장관 -정부 중앙부서 국장 및 차관보급 고교, 대학 동문들 △좋아하는 정치인 김대중 전 대통령.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지키려했고 오랜 세월 인내를 통해 자신의 정치 지향을 실현했기 때문. △싫어하는 정치인 민주정치에 대한 신념이나 가치가 없는 사람들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선택 아내와의 결혼. 유학을 포기하고 청혼에 응해줬고 참교육자라는 주변 평을 받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13년 동안 정치인의 아내로 가정경제를 도맡아 와.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 벤허. 좌절과 곤란을 겪더라도 노력하면 진실과 정의가 하늘의 택함을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음. △가장 즐겨 읽은 책 김훈의 칼의 노래. 이순신 장군의 심리적 상황이 실감나게 가슴깊이 다가와. 핵폐기장 사태때 심정과 비슷하고 부안군민이 내 연인이라는 생각이 듦. 당도 중요하지만 군민의 선택이 우선이라 생각하게 됨. △여가/취미생활 문화유적 답사. 부안군에서 안 가본 곳이 없음. 특히 보안면 반계 유형원 유허지와 상서면 주류산성에 관심 △재산내역 3억8천만원 가량(상서면 자택 1억, 비상장주식 2억5천, 전답 3천만원) △종교 기독교(부안중앙감리교 집사)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고, 도입 취지에 우리 군민들의 공감대가 일정하게 형성돼 있는 주민소환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현실적으로 중간평가제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에 대해 단체장이 반대되는 행위를 했을 때 주인인 주민들의 권리로 머슴을 소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체장 스스로는 대표가 아니라 주민의 대리인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정치적 악용 소지와 직무 지속의 불안정성 등을 내세운 반대의견이 있지만 그동안 자치단체장들의 폐해가 너무 커 도입돼야 합니다. 그리고 소환은 군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용하면 됩니다. 그래야 머슴이 주인 눈치를 봅니다. 이런 제도가 있어야 단체장의 전횡을 막을 수 있습니다.
-김종규 군수의 민선3기 현 군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군수의 군정은 한마디로 불안합니다. 군민들이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정책 시행에 대한 불안정, 공무원 인사에 대한 난맥상, 성과주의에 집착한 전시 행정 등이 군민들의 눈에는 굉장히 불안해 보이는 것입니다.
민선 1, 2, 3기 동안 군민들은 항상 불안했습니다. 평상시 군정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공부 등 기본기 자체에 충실하기 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것에 급급하다 보니까 이렇게 된 것입니다. 당장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군민들을 편안하게 하며 군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또한 비민주성이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핵폐기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 군수에 반대하는 ‘반핵민주후보론’이나 ‘후보단일화론’ 등 선거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김군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핵폐기장 유치 시도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 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군민 갈등을 낳고 그에 대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지않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선거연합에 대해)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핵폐기장에 반대했다는 이유 하나 만을 갖고 특정 정당의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는 식은 안됩니다. 현직 의원에 있었다는 이유로 반핵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아 정치적 이해를 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선 무조건 김군수를 떨어트리고 봐야 한다는 식의 대안 설정과는 달라야 합니다. 핵폐기장 반대 소신과 관련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소신의 일관성을 정확히 검증해야 합니다.
나중에 반대한 사람들과 처음부터 반대한 사람들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군민 의사를 존중하고 군정을 펼쳐 나갈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공정한 검증 기준과 토론을 통해 객관적인 대안 후보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는 핵폐기장 반대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했고 그것은 내 정치 역정과 뗄수가 없습니다. 제가 핵폐기장 사태의 최대 정치적 피해자입니다. 이점은 군민들이 잘 압니다. 지난 총선 때는 반대 소신에 따라 열린우리당 후보가 되는 것을 거부했지만 독자 후보로도 되지 못해 결국 낙선했던 것입니다. 2003년 5월 반핵대책위 구성에 앞장섰고 7월 상경 쇠사슬 시위에 대해서도 군민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차기 군정의 핵심적인 시책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농업, 교육, 복지 (특히 노인 복지) 세 부분에 중점을 둬 양극화에 시달리는 우리 부안 군민들과 소외 계층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전시 행정이 아니라 농민, 상인, 노인들이 기본적인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군정, 편안한 군정을 확립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교육은 전출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농어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쥐어줄 수 있는 실천 공약을 내놓겠습니다. 누구보다 그분들 피부에 와닿을 공약을 제시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을 제대로 정비한 뒤 개발 공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