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 공사 중단시키고 4공구 터야2공구 막으면 갓난아기 젖 떼는 셈

새만금 사업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최종 심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바다를 생활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로서는 생존권을 박탈당하느냐, 마느냐가 걸린 자리이기도 하다. 계화면에 사는 어민 김종덕 씨가 재판에 앞서 재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본보에 건네왔다.//편집자주

저는 부안군 계화도에서 바다를 위주로 생계를 하고 있는 어민 김종덕입니다. 정부에서 부안에서 군산까지 방조제를 착공한다는 발표 이전에는 이곳 어민 및 모든 어선들이 바다에 나가 풍부한 어자원을 수확하여 생활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1991년 정부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시작하면서 갯벌이 1m 이상 높아지고 물살이 거세지면서 그 많던 어패류 및 꽃게 등 많은 것이 사라졌고 지역 어민들의 생계에 많은 지장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 4공구 물막이 공사를 단 하루에 끝내면서 군산 내초도 및 하제 지역 주민들에게 크나큰 타격을 가져왔는데 다름아닌 갯벌이 밀려와 그곳에 있던 모든 어패류를 죽이고야 말았습니다. 예전에는 경운기로 다니던 길이 이제는 트랙터조차 다니지 못하게 되어 그곳 주민들의 3분의 2는 눈물을 흘리며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4공구만 막지 않았어도 바닷물이 4공구를 통하여 들어와 그곳에 쌓여 있던 갯벌을 바다로 쓸고 들어가 어패류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정부는 지금도 남아 있는 2.7km의 2공구를 하루라도 빨리 막으려고 하는데 이것은 젖 먹는 갓난 아기에게 어미의 젖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화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떻게 되었습니까? 시화호가 썩어서 말썽이 많자 국가는 뒤늦게 시화호의 일부 구간을 터 해수유통을 통하여 정화에 나섰고 수문을 연지 4년만에 ‘죽음의 호수가 생명의 바다로’(중앙일보 10월6일자) 회복하였습니다. 해수유통을 막는다면 새만금도 제 2의 시화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뒤늦게 후회하느니 지금 남은 2.7km의 구간과 이미 막아진 4공구의 일부 구간을 터 다리를 놓아 바닷물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하면 바다도 살고 지역 어민들도 살 수 있으며 새만금 방조제를 관광단지로 조성하여 경제적으로도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도 바다에 나가 어패류를 채취하면서 새만금 방조제만 바라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하루 속히 새만금 방조제에 다리가 놓이는 날만 기대하면서 이만 줄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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