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열린 간담회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김춘진 예비후보. 사진 / 김종철 기자

3차 공천 심사 결과, 이원택 예비후보로 단수 공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점쳐지지만 가능성은 낮아
탈락 이유 의견 분분, ‘중앙당의 전략적 판단’ 무게

21대 총선에서 4선 고지를 노리던 김춘진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새벽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3차 공천심사 과정에서 컷오프 되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떠올랐다.
재심 신청이라는 마지막 수가 있어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신청하더라도 번복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변수가 없는 한 이원택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부안·김제 선거구 단독 후보가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춘진 후보가 이원택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내용과 함께  김 후보가 주장하는 확실한 물증을 더해 재심을 신청한다면 번복이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치 9단 김 후보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김 후보의 행보에 따라 총선 판이 한 번 더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추측은 현역인 김종회 의원과 이원택 예비후보가 모두 김제 출신이라는 소지역주의가 갖는 선거의 허점을 김춘진 후보가 모를 리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무소속이라 하더라도 그간 구축해놓은 조직세에 부안 출신인 점을 내세워 김제 2, 부안 1이라는 구도로 간다면 승산이 없지만은 않다는 계산이 서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십 년의 정치 인생을 민주당과 함께한 김 후보가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로서는 우세한 관측이다.
게다가 자신을 응원해온 지지층 대부분이 민주당원이라 탈당 시 지지층 붕괴와 세력 이탈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제대로 된 경선도 거치지 못하고 공천심사과정에서 탈락한 이유를 두고 입심 좋은 훈수꾼들의 의견도 분분하게 회자되고 있다. 같은 당 후보인 이원택 예비후보를 고발해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 때문이라는 것을 비롯해 여론조사에서 마치 이긴 것 같이 홍보물을 돌린 탓이라는 소소한 이유도 거론되고 있다. 또 3선 등 중진의원 퇴진론이라는 당내 기류가 원인이다거나 후보적합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큰 차이를 보여 공천점수 격차가 컸기 때문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타당성이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부안·김제 지역구 탈환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 무게를 뒀을 것이라는 추리다. 혹시라도 경선을 통해 인구가 적은 부안 인물 김춘진 후보와 현직이자 인구가 많은 김제 인물 김종회 의원 간의 본선을 치르는 것보다는 두 명의 김제 출신이 경합을 벌이는 것이 승률이 높을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이런 추론이라면 반대로 김종회 의원은 이번 김춘진 후보의 경선탈락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재 소속된 당의 사정상 민주당 바람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본다면 지역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가장 좋은 승리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부안 1, 김제 1로 자신과 본선을 치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여러 계산법이 나오고 있지만, 김종회 의원 측 관계자는 “정치 공학적 계산이나 구도 싸움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의원으로서 해온 성과 등 오로지 김종회의 능력과 자질을 무기로 선거에 나서고 있다”고 정면승부를 펼칠 것임을 천명했다.
이번 단수 공천의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이원택 예비후보지만 반사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혜를 입고 있는 인물은 부안 출신의 김경민 예비후보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고 최근에는 3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통합추진회의 협상대표직을 맡는 등 중앙에서 나름대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데다가 자의반타의반 유일한 부안 출신 후보자가 됐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 또한 “당분간은 통합에 전력을 다할 뿐”이라며 “단순한 구도 논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단수후보로 결정된 이원택 예비후보자 측 관계자는 “최고위의 의결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공식적 입장은 없다”며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더 낮게 성실하게 선거에 임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고의 이벤트이자 하나의 축제인 경선을 단수 공천으로 마무리하면서 고조되던 선거판의 열기가 한층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춘진 예비후보의 고발 건이 현재 진행형일 뿐만 아니라 3당 합당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어 선거판은 아직도 요동 중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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