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화 어울림문화복지센터

행정주도의 집행방식 아닌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전환
작은 목욕탕, 도서관, 다목적실 등 주민 입맛에 맞춰져
운영 경험과 지원금 부족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계화면과 상서면에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목욕탕과 도서관 등의 시설을 갖춘 문화복지센터가 올해 문을 열면서 센터를 계획하고 만드는 과정부터 향후 운영까지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계화면 어울림문화복지센터와 상서면 상생문화복지센터는 각각 연면적 220평과 300평 규모로 작은 목욕탕, 다목적실, 체력 단련실 등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시설과 각종 프로그램이 가능한 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섰다. 총 사업비는 계화면 어울림센터 55억 원(국비 37억/군비 16억), 상서 상생센터 55억 원(국비38억 원/군비17억 원) 규모다. 이는 농어촌공사에서 추진 중인 농촌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구상하고 신청한 것이다.
부안군은 ‘부안군 사무의 민간위탁관리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두 곳 문화복지센터운영을 위한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을 군의회에 제출했고, 지난 19일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체인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운영위원회’와 위탁관리 협약을 맺고 센터운영을 3월부터 위원회에 맡기게 된다.
위원회가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면 농어촌공사는 주기적으로 운영 전반에 감사를 맡고, 부안군도 함께 지원 규모와 운영방식 등을 논의하며 운영에 긴밀하게 관여할 예정이다.
이런 사업 추진방법과 운영 방법은 행정이 일방적으로 사업계획과 집행을 하고 직접 운영까지 하던 기존의 것과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지역주민들의 필요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세우고, 향후 운영도 주민들이 책임지고 참여하는 것이다. 그냥 이름만 올리는 참여가 아니라 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 자기 출자를 해야만 운영위원회의 회원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회원들의 주인의식과 운영에 대한 책임감을 도모한다.
이미 주민들 스스로가 운영에 나선 곳도 있다. 바로 계화면 어울림문화복지센터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완공 이후 처음 3개월 동안은 실제 사용량과 필요한 운영비의 규모를 대략으로나마 파악하기 위해 부안군이 시범 운영을 했다. 올해 2월부터는 부안군의 관리하에 ‘계화면 농촌중심지 활성화위원회’가 직접 센터를 운영 중이다.
위원회는 부안군으로부터 문화복지센터의 운영비로 연간 6천만 원씩 지원받기로 했다. 하지만 절반 규모인 하서면의 작은 목욕탕 연간운영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규모와 운영 사정이 다른 센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약 1년 정도 위원회의 운영을 거친 후 필요한 예산과 운영방식에 대해 부안군과 구체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다.
계화면 농촌중심지 활성화위원회의 이정노 회장(74)은 “우리 위원회가 직접 견학 다니고, 법인을 만드느라 출자도 하고 참 애를 많이 썼다”며 “목욕탕을 만들었더니 정말 잘한 일이라며 전화가 수도 없이 온다. 주민들이 참 고마워하고 정말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센터 이용이 활발함을 알리며 앞으로도 잘 운영되리라고 자신했다. 계화 어울림센터의 목욕탕은 겨울철 동안 하루 70~90명 많게는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화복지센터의 운영방식을 두고 다른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부안군의회의 문찬기 의원은 “이런 사업, 특히 목욕탕의 경우 복지시설이자 복지사업으로 봐야 한다. 그러니까 행정이 직접 맡아 그 운영의 몫과 비용을 복지 차원에서 감당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해 주민들의 입장과는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밝혔다. 또 “민간에서 운영하다 보면 아무래도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용료를 높이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며 우려하면서 “타 지자체들은 목욕비도 1000원 받고, 이·미용비까지 지원하는 경우도 많으니, 우리 부안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복지 전반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역주민들로 이루어진 추진위원회가 지역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꼭 합리적인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변산면의 경우 농촌활성화 사업으로 정식 축구장이 있는 변산체련공원과 가로정비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변산면에 거주 중인 김 아무개(26세) 씨는 “나도 축구를 좋아하지만 이런 시골에 큰 축구장은 좀 안 맞는 것 같다”며 “다른 곳처럼 목욕탕과 도서관 같은 시설들이 있어야 여러 사람이 이용하지 축구장은 조기 축구회만 쓰지 않냐”고 말해 추진위원회의 사업 결정 과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부안군은 현재 운영 중인 센터 외에도 각 면 단위에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을 계획 중이다. 계화 어울림센터를 비롯해 먼저 문을 연 센터들의 소식을 듣고 다른 면 단위에서도 센터설립을 원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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