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백산면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혁명의 시작을 선포한 백산 대회가 펼쳐졌던 곳이다. 이렇듯 부안이 동학농민혁명사에 갖는 지역적 의미가 크지만, 계속되는 부안군과 사람들의 무관심탓에 그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동학농민혁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부안의 위상을 재조명하고자 부안군은 지난해 12월 동학농민혁명 자료집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를 발간했다. 부안군 동학TF팀에서 근무 중인 동학농민혁명 전문가이자 문학박사인 박대길 씨가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쓰며 전체적인 발간과정을 책임졌다.
자료집은 120여 쪽 분량으로 글쓴이의 머리글과 권익현 부안군수의 축사 그리고 백산 출신 강민숙 시인의 시 ‘백산에 올라’로 첫머리를 장식했다.
1장은 동학의 창도 배경 등 동학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2장에서는 제1차 동학농민혁명을 서술한다. 혁명을 선언한 백산 대회의 모습과 내용을 살펴볼 수 있으며, 황토현 전투와 황룡 전투 같은 주요 사건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3장은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하고 집강소를 설치하던 시기의 내용이 담겨있는데, 부안에 설치된 집강소는 관과 혁명군이 힘을 합해 민중 자치를 이룬 곳이었던 특이점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제2차 동학농민혁명과 이어지는 항일의병전쟁을 담고 있다. 뼈아픈 패배를 겪었지만 혁명사에서 가장 이름난 우금치전투도 이 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5장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의 의의를 살펴보고, 6장은 강민숙 시인의 동학농민혁명 시 18편이 수록돼 이 자료집을 꾸미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부안사람들의 명단과 부안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들이 나와 있다.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엔 동학농민혁명 노래가 있다. 노래의 가사는 백산을 기리는 뜻을 담아 강민숙 시인이 지었으며, 작곡과 노래는 장정희 씨가 맡았다.
매장마다 풍부한 사진과 자료설명이 있어 동학농민혁명의 흐름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엮은이의 섬세한 노력이 엿보인다.
자료집 발간은 부안군의 동학홍보예산 500만 원이 들었고, 총 900부가 인쇄됐다. 부안군민에게 동학농민혁명에서 부안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알리기 위한 자료이므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배포한다. 그리고 부안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부안군은 필요한 경우 향후 증보 및 자료의 디지털화도 구상하고 있다.
박대길 씨는 “앞으로 많은 부안군민이 동학농민혁명에 관심을 갖고 부안이 가진 역사적 의미 등에 대해 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연구와 자료집 발간을 진행했다”며 “앞으로 기념사업회가 실질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고, 회원들도 늘어나 많은 분이 이 자료집을 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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