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군인-정치인 출신 선택...부안읍 표심이 좌지우지

역대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부안읍이 군수 다시 만들까?

역대 군수 선거 결과를 뜯어보면 가장 이채로운 특징은 부안읍 투표구의 역할이다. 세 차례 군수선거 통틀어 당선자는 모두 부안읍에서 최고 득표를 올린 후보에게 돌아갔다.

1995년 이곳에서 민주당 강수원 후보는 5792표로 4272표를 얻은 민자당 허동일 후보에 앞섰고, 1998년 민주당 최규환 후보는 5216표를 얻어 3304표를 얻은 데 불과한 무소속 김종규 후보를 앞질렀다. 반면 2002년 재대결에서 최후보는 5141표를 얻은 김후보에 1034표 뒤진 4107표을 얻어 낙선하고 말았다.

이 정도라면 ‘부안읍이 군수 만든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특히 2002년 군수선거에서 김후보에 2809표 차로 석패한 최후보는 부안읍에서만 이미 반은 지고 들어간 셈이었다.

이같이 부안읍 민심이 군수선거를 좌지우지 해온 것은 우선 수치상으로 유권자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부안읍은 평균적으로 전체 유권자의 1/4인 1만5천여명을 차지해왔다. 숫적 비중 말고도 부안읍이 전통적으로 지역의 행정, 경제, 교육 중심지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표심 전파 발원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부안읍의 표심은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예측 불가’다. 지난해 9월 본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참고할 만하다. 부안읍 주민들을 대상으로 군수 적임자를 묻는 질문에 김종규 군수가 14.8%, 이병학 도의원이 14.3%, 최규환 전 군수가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물론 세 후보 모두 오차 범위내에 들어 있었다.

◇유권자들, 군수감 기준 바뀔까?

지역 유권자들은 군수감으로 어떤 인물들을 선호해왔는가. 적어도 후보들의 출신·경력면에서는 유권자들은 협소한 틀을 벗어난 선택을 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선 1기(1995~98년)의 강수원 군수는 전통적인 관료 출신이었다. 그는 내무부, 부산시청, 전북도청, 전주시청 등을 거쳐 익산군 부군수, 부안군 부군수를 지낸 뒤 부안군 마지막 관선 군수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2기(1998~2002년) 최규환 군수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로 대령 예편 뒤 원광대 학군단장과 (주)보배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와는 달리 유권자들은 3기(2002~2006)에는 새로운 선택을 시도했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김종규 군수를 뽑았던 것이다. 김군수는 1993년 민자당 부안군지구당 위원장인 고명승 전 보안사령관과 관계를 맺으며 그의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이연택 위원장 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1995년 전주시 완산구에서 민자당 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하고 1998년 부안군수직에 도전장을 냈으나 연거푸 낙선해 두 번 고배를 마셨다.

이같이 부안은 지난 10년동안 관료-군인-정치인을 선택했다. 반대여론이 무시당한 채 2년동안 시도된 핵폐기장 유치로 인해 숱한 고통 경험한 군민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다가오는 5·31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후보 잣대에 변화의 조짐이 생길지 관심있게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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