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는 지역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수도권 집중을 방관해 온 우리 사회가 최근 들어 지방소멸이라는 극단적이고 위험한 용어를 공공연히 쓰고 있습니다. 위기감을 조성함으로써 자본과 인재의 수도권 흡수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합니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꾸던 지역민으로서는 참담하기 그지없는 노릇입니다. 이 와중에 부안군청 한 공무원의 노력으로 부안군 인구 현황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난 해까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안군지부장을 지낸 양정우 씨가 그 주인공이며, 사회적협동조합인 ‘지역혁신연구마당’의 김정호 연구위원도 조력을 더했다고 합니다. 그들의 헌신에 군민과 함께 격려를 보내며, 이를 계기로 부안공동체의 존속과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71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요약·재구성해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말

 

<그림1> 부안군 2000년-2018년 연령별 인구 비교 분석(연앙인구 기준)

1. 연구 배경과 부안군의 인구 현황

◇ 연구 배경
‘지방소멸’이란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가 2014년 ‘지방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지방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연구한 ‘마스다보고서’에 등장하는 용어로, 임신 가능한 20~39세 이하의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에 못 미치는 지역이 저출산·고령화로 공동화되어 소멸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부연구위원이 ‘마스다보고서’를 활용한 ‘소멸위험지수’와 ‘한국의 지방소멸 2018을 발표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부안군을 포함한 전국 시군구 10곳 중에 4곳은 가임여성이 취업 등을 목적으로 도시로 이주함에 따라 소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특히 부안군은 소멸위험지수가 0.242로 소멸 위험 진입단계에 있다. 부안군도 30년 이내에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부안군 인구 5만 명은 쉽게 붕괴될 것이다. 이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1.7%를 차지할 정도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사망자 수도 출생자 수의 약 3배나 된다. 부안을 떠나는 주민이 증가하고 학생 수 감소로 학급 수도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부안교육지원청은 최근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과 초등학교를 통·폐합 하기로 결정했다. 또 과거에 마을 주민이 사용하였던 공동장소인 마을회관이 지금은 경로당으로 모두 전환되어 노인복지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마을 주민의 대부분이 노인층이기 때문이다. 지방소멸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9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를 통해 2022년까지 지역의 인구 및 일자리 비중을 50% 이상 유지하기 위해 총 175조 원 투입과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럼에도 인구 감소는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인구에 관한 한 매년 새로운 감소 기록을 쓰고 있다. 막대한 예산과 가용한 수단을 사용하고도 초저출산, 수도권 인구집중, 초고령사회의 수렁으로 깊게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지방소멸을 늦출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 과감한 국가균형발전정책과 함께 지방 행정기관, 기업, 주민들이 서로가 협력하여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육아‧교육‧문화 등 좋은 정주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주민 스스로 인구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함에도 주민의 위기의식은 부족하다. 주민이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이 부족하면 인구정책에도 무관심하게 되고, 정책에 참여하여 합리적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갈등을 일으키기 쉽다. 한정된 지방예산에도 과도한 생활 인프라 설치를 요구하는 사례처럼 개인주의와 지역이기주의가 결합돼 갈등이 많아진다. 인구 감소로 시설물이 노후화되고 흉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주민에게 지역소멸위기를 쉽게 알릴 수 있는 부안군 통계지표가 필요하다. 주민이 인구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정책 개발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이같은 필요에 의해 부안군의 인구 현황을 파악하여 지방소멸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찾고자 수행되었다. 대부분의 인구 현황은 국가와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분석하여 인구정책에 반영하였기 때문에 부안군과 같은 기초단체의 인구정책 수립자료로 쓰기에는 부족했다. 인구정책은 정부만 추진할 수 있다는 기존의 인식 탓에 작은 지방 단위의 연구는 하지 않았다. 지방 인구정책은 국가가 정책을 수립하고 정부 정책에 따르는 객체로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국가의 인구정책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되는 단순한 과제가 아니다. 지방정부도 인구정책의 주체로서 지방소멸 위기를 벗어나고자 중앙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부안군의 인구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지역에 필요한 통계분석자료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의 내용으로는 부안군의 읍면 단위까지 연앙인구(출생률과 사망률을 산출할 때 그 해의 중간인 7월 1일을 기준으로 하는 인구)를 구하여 부안군 인구 현황 및 장래 인구를 추계했다. 또 인구 감소에 대한 출산율, 전출, 사망률 등 인구 동향 요소의 기여 정도를 분석하였으며, 읍면 단위의 지방소멸지수를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지방소멸위기 극복 방향에 대해 제안했다.
모쪼록 이 연구를 통해 일반 주민에게도 부안군 소멸위기의 위험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 인구 감소에 맞서 모든 군민이 함께 대응하고자 하며, 인구정책 관련자 뿐만 아니라 주민 스스로 고향 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의 자각 속에서 부안공동체를 만들자는 애향심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 부안군 인구 현황
전국 인구 현황과 부안군 인구현황을 비교해 보면, 베이비부머 등 대규모 증감 시기는 대체적으로 유사하다. 부안군은 50대 후반까지 남성 인구가, 70세 이상 고령층은 여성 인구가 전국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부안군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인구 층은 두텁게 형성되어 있으나 20대 후반~30대 초반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학교 졸업과 군대 제대 후 취업, 결혼 등의 이유로 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안군의 0~69세 이하의 인구는 2000년 69,106명에서 2018년 42,389명으로 26,717명(39%)이나 감소한 반면, 70세 인구는 같은 기간 동안 5,410명(6%) 증가하여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1]은 1981년생을 표본으로 2000년과 2018년에 부안군 인구수가 얼마나 변했는지 비교해 본 것이다. 1981년생 20세 청년이 2000년 1,576명에서 2018년 548명으로 1028명(65%)이나 줄었다. 학업과 취업 등의 이유로 부안군을 떠난 것이다.

<표1>부안군 2000년-2018년 연령별 인구 비교 분석(△는 감소)

[표1]은 2000년과 2018년의 부안군 연령대별 인구 비중에 대한 비교표다. 모든 연령대에서 인구가 감소하였지만 70세 이상의 고령층은 9%→23%로 대폭 증가하여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에 걸쳐 부안군 인구는 7% 감소하였지만, 부안읍 인구수는 변화가 없었다. 부안읍 인구는 2011년 21,323명에서 2018년 21,285명으로 불과 38명이 감소했고, 부안읍 외 12개 면의 인구는 2011년 37,776명에서 2018년 33,509명으로 4,267명이 감소했다. 이는 부안군 순인구 감소의 99%가 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주 여건에 따라 면 단위 인구가 부안읍으로 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인구 감소는 읍·면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계화면, 동진면, 백산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 감소가 컸다. 계화면은 새만금사업으로 농어촌 복합지역에서 농촌지역으로의 변화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고, 동진면과 백산면은 농업인구 감소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부안군 농업인구는 2015년 18,877명에서 2018년 13,669명으로 27.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는 그림들은 각 읍면별 인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작성된 인구 피라미드이다
<그림2>는 부안읍이 65세 이하에서 남성과 여성 인구가 비슷하게 분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대 초부터 30대 중반 연령대 인구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특히 적은 수로 분포했다.
그 외 면 지역은 65세를 중심으로 65세 이하에서 남성 인구수가 많고, 65세 이상에서는 여성 인구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 지역은 노인층의 증가에 따른 고령화가 심각했다. 30세 중반에서 60세 초반까지의 남성 인구수는 같은 연령의 여성 인구 수보다 많았는데, 이는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수가 여성의 수보다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2>

부안읍 인구 현황
주산면 인구 현황
동진면 인구 현황
행안면 인구 현황
계화면 인구 현황
보안면 인구 현황
변산면 인구 현황
진서면 인구 현황
백산면 인구 현황
상서면 인구 현황
하서면 인구 현황
줄포면 인구 현황
위도면 인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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