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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음식점 시설개선사업…‘대형식당만 돕나?’
식당의 입식의자. 출처/픽사베이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와 크루즈 기항지의 면모 갖추려
입식 테이블 교체와 각종 시설개선 통해 관광식당 지정
형평성은 없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인다는 주장도

부안군이 대형음식점의 좌식 테이블을 입식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였지만 해당 식당들이 크고 이름 난 곳이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라북도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대형음식점 시설개선사업은 도에서 18%, 부안군 42%, 자부담 40%의 비율로 매칭해 지원하는 것으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업체 중 관광진흥법에서 정의하는 관광 식당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식당이 그 대상이다. 전북도는 작년까지 2년 동안 사업을 시행했으나 올해는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부안군 외의 다른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탓이다.
당초 부안군은 세계 잼버리개최지이자 크루즈 기항지로서 면모를 갖춘 국제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안타깝게도 지원 자격의 벽이 너무 높아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한 식당들이 많았다. 대형음식점 중에서도 사업주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향후 5년 동안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각서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식당이 가게를 임대해 영업하는 처지를 놓고 본다면 이런 자격요건에 대해 부유한 식당들만 선택적으로 지원한다는 비판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되레 식당 자영업자들 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부안군 문화관광과는 18년부터 4차례에 걸쳐 사업에 참여할 식당을 모집했고, 2년에 걸쳐 총 6곳의 식당들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1개 식당에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며 주 항목은 테이블 교체를 비롯한 외벽, 홀, 주방, 화장실, 주차장의 개보수 등이고 홈페이지, 메뉴판, 집기류 등의 보조 지원사업도 포함돼 있다. 관광식당의 경우 입식 테이블 80석 이상, 출입구가 분리된 남녀 화장실, 2개 이상의 외국어로 쓰인 메뉴판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는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수용태세개선 조사’에 근거한다.
국제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조건대로라면 고작 몇몇 식당이 지역을 대표하거나 모든 외국인 관광객을 받게 된다. 국제적인 관광지의 격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또 대형 유명식당들을 위한 지원 사업이 계속된다면 작은 식당들은 점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몇몇 대형 식당만 살아남아 황폐한 관광지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격포·곰소 등의 관광지 뿐 아니라 부안군 전체가 외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게 상인들의 주문이다. 말하자면 지역 내 관광산업 전체를 아울러 공평하게 혜택을 돌려주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절실하다는 얘기다.
다양한 손님층을 고려한 시설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변산면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한 아무개 씨는 “외식할 때마다 좌식 테이블 있는 곳을 찾는다. 입식 테이블에는 아기들을 앉히기 어려우니까”라며 “입식 테이블로 바뀐다면 아기들을 위한 유아 테이블 의자도 함께 구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아직 이 동네에서 그런 집은 별로 못 봤다”고 말해 고객 맞춤형 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사업의 내용과 지원방식 자체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도 있다. 부안읍 주민 김 아무개 씨는 “왜 우리 돈인 세금 들여서 장사하는 사람들 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 차라리 그 돈으로 복지나 교육에 쓰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 사업에 애쓰기보다 군민들에게 부안을 국제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필요성을 먼저 알리도록 부안군이 노력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김정민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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