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출장연수정보 시스템 홈페이지.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해외연수 사업비와 혜택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비판 목소리 잠재우려 귀국보고회 열어' 주장도
보고회, “잘 하면 인센티브, 못해도 그때 뿐”
개인 블로그 여행기보다 못한 보고서가 대부분

5억 6400만원. 올해 부안군 공무원들이 해외로 떠나는데 들어갈 돈이다.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를 위한 비용과 혜택은 계속 늘고 있다. 2015년도 전체 2억 8000만 원이던 부안군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비용이 5년 사이 두 배가 넘게 늘었다. 경제 상황에 비하면 결코 적은 폭이 아니다. 이를 두고 경기는 점점 나빠지는데 세금으로 놀러 다니는 것만 자꾸 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안군은 공무원 해외연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연수 공무원 귀국보고회를 열고 있다. 보고회는 격월로 월례회의 석상에서 열리는데, 연수를 다녀온 팀이 전체 직원 앞에서 연수 성과와 아울러 군정과의 접목 가능성 등을 발표해야 한다. 정기적인 보고회를 통해 공무원들이 해외연수를 보너스 차원의 공짜 여행으로 여기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다. 부안군이 군민들의 비판에 귀 기울여 보고회와 같은 제도를 스스로 마련하고 이를 지속해온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부안군 관계자는 보고회를 통해 공무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시작된 보고회는 총 6차례 진행되었다. 보고회에서 우수한 발표팀은 1~4등까지 인센티브를 받았다. 인센티브는 부안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며 1등을 한 팀은 50만 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 인센티브가 더 거센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세금으로 여행 다녀온 것으로 모자라 추가적인 보너스까지 받는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보고회에서 부족함에 대한 꾸짖음이나 잘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추궁은 없이 잘한 사람 상주기만 있다면 내실 있는 보고가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연수결과를 실제 군정에 연결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로 꼽힌다. 부안군은 지난해 “보고회 이후 우수한 사례를 뽑아 군정에 접목하고 잘 된 시책들은 모아 사례집을 발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부서 관계자는 사례집을 만들기로 한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사례집을 위한 자료도 당연히 없다. 비판의 목소리가 들릴 때만 “앞으로 잘 하겠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 하겠다”하고 전혀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는 항상 국민에게 질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세금으로 놀러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탓이다. 이런 시선을 극복하려면 실효성 있는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그 성과를 상세하게 보고 하면 된다. 부안군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성의 있는 보고서와 뛰어난 발표자료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마치 블로그의 여행기 혹은 그보다도 못한 수준 미달의 보고서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결과는 보고회가 공무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보고회가 결국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부추기는 셈이다. 공무국외여행보고서는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이 와중에 부안군 공무원 해외연수의 혜택은 계속 늘고 있다. 공무원 배낭여행의 경우 19년까지는 일인당 2백만 원을 지원하고 항공료에선 60% 체재비에는 80%의 지원 한도를 두었던 것을 올해는 일인당 250만 원을 지원하며 모든 한도를 없앴다. 자비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뿐만아니라 평생 공무에 봉사한 것을 치하한다며 보내주는 퇴직공무원들의 해외연수도 여전하다. 이를 두고 평생 농사짓고, 고기 잡으며 산 사람들도 지역을 위해 일한 것과 마찬가지므로 퇴직하는 모든 군민을 한 번씩 보내주어야 형평성이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부안군이 사전심의를 강화하고 보고회를 여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이 없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결국엔 공무원사회가 해외연수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만 비로소 공무국외여행이 관광에 불과하다는 오명을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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