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는 부안농정에 바란다 

그동안 3회에 걸쳐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에 관해 살펴보았다. 농민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직불제 정책과 문재인정부의 농정전략 그리고 푸드플랜에 관해 거칠게 정리해 보았다. 문재인 정부의 농업정책을 정리해 본 것은 정부의 농업정책이 부안의 농업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2019년 3가지의 전략사업이 농림부 공모사업에 채택되었다. 푸드플랜 사업, 신활력 플러스 사업, 식량산업 5개년계획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 사업들은 그 단일한 사업이 아니라 이 사업을 통해 여러 가지 패키지사업(연관된 사업군)들이 따라오게 되는 앵커사업(중심고리사업)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이런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부안군의 농업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각각의 사업을 조금 더 살펴보자.
먼저 푸드플랜 사업은 부안군의 공공영역의 먹거리 종합계획을 짜는 사업이다. 먹거리 공급을 총괄하는 푸드센터를 비롯하여 생산기반 구축, 저장 유통체계 구축 등 30여 개의 패키지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 사업들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것은 아니고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그에 따라 3년~10년 동안 필요한 사업들을 우선 순위에 따라 추진될 예정이다. 사업추진의 성과에 따라 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수도 있는 방대한 사업이다. 부안군은 올해 안에 기본계획수립과 부지마련을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성패는 먹거리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생산자의 조직화에 있다. 중소농을 중심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잘 조직되고 가공사업이 활성화되어 농가 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면 이 사업은 1차적으로 성공한다. 이러한 이유로 생산기반이 취약한 귀농인이나 중소농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신활력 플러스 사업은 “지역의 유무형 자원과 민간조직을 활용하여 지역에서 기획한 창의적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자립적,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농촌사회 구현”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70억 규모의 사업이다. 이 사업은 건물을 짓거나 시설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고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이나 융복합산업시스템을 구축하는 소프트웨어(내용중심)사업이다. 부안군은 ‘지역혁신주체 양성, 자연드림 에코푸드 인프라 공유플랫폼 구축, 에코마켓 공유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산들바다 마실길 관광 플랫폼 구축’ 등 공유경제를 활용한 친환경 농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예비계획을 설정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본 계획을 수립하여 올 8월까지 실행계획 수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소 어려워 보이는 단어들로 연결된 이 사업은 한마디로 농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인적 연결망을 짜는 일이다. 농업 속에서 새로운 진주를 찾아보려는 야심 있는 청년 농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이다.
식량산업 5개년 계획 수립은 부안군의 절대 면적을 차지하는 수도작과 최근 타작물 재배로 늘어나고 있는 콩 등의 잡곡류, 그리고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우리밀 등 식량작물의 생산과 저장, 가공 유통에 관해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사업이다. 이 계획의 타당성에 근거하여 정부는 식량작물관련 지원사업을 결정하게 된다.
쌀산업에 있어서 부안군은 RPC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부안군에 있는 5개의 RPC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부안에는 3개의 농협RPC와 2개의 민간RPC가 있다. 이들 RPC의 연간 생산량은 평균 1만톤 내외이다. 이들 RPC를 하나로 통합할 경우 년간 도정량이 5만 톤에 이르는 초대형 쌀공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물론 최첨단 시설을 갖추게 된다. 2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2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 시설은 보관시설로 기능하게 된다.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해관계에 따라 통합에 불참하는 RPC가 있을 경우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며, 둘째는 사업부지의 위치에 따라 지역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리밀 관련 사업도 식량작물계획에 포함된다. 부안에서는 년간 2000천톤 가량의 우리밀이 생산된다. 우리밀의 국내 전체 생산량이 1만톤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물량은 아니다. 생산된 밀은 전량 생협에 판매된다. 300여명의 농가가 우리밀영농법인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제분시설과 같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최근 논 타작물재배 장려사업에 힘입어 콩 생산량이 많이 늘어나는 등 부안군의 식량산업이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RPC통합도, 밀, 콩 관련 중장기 계획도 농가들의 협력과 관심 없이는 어렵다. 다만 이러한 관심이 ‘우리동네 아니면 안돼’라는 지역 이기주의로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부안쌀 천년의 솜씨관련 사업은 투트랙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의 천년의 솜씨 단일브랜드에서 프리미엄급 브랜드와 대중성 있는 두 가지의 브랜드 전략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상면적은 1700ha이고 관련 예산은 19억11,000만원을 세우고 있다. 예산내역은 도표와 같다.

 

부안쌀 '천년의 솜씨' 사업 관련 예산 내역.

천년의 솜씨 사업은 지난 2년간 당초의 사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2,100ha계획에 1,200ha달성으로  900ha가 탈락했고 2019년에는 1900ha를 목표로 1736ha로 출발하여 최종적으로 장려금이 지원된 면적은 800ha에 불과했다. 태풍 등의 천재지변도 영향을 미쳤으나 문제는 이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들이 제대로 조직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년보다 깐깐한 관리도 낮은 달성율의 원인이 되었다. 철저한 관리로 생산농가들로 하여금 이 사업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 교육과 계약서 등으로 농가들을 철저하게 조직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가  RPC통합과도 연관되는 만큼 보다 밀도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부안군에서 추진하여 도사업으로 채택된 사업이 있다. 곡물건조기 집진시설 지원사업과 친환경 생분해 멀칭비닐 지원사업이 그것이다. 이 사업들은 농가들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2020년에는 도 사업으로 확대 추진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포함하여 올해  농업정책과에서 추진하는 농가와 직접 연관되는 사업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올해 농업정책과에서 추진하는 농가와 직접 연관되는 사업들.

이상으로 2020년에 추진되는 부안군의 농업관련 사업들에 관해 살펴 보았다. 아직은 계획단계의 사업들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혁신의 과정을 거쳐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자치단체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외적으로 부안군의 농업발전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러한 관심과 의지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재흠
하서미래영농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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