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으로 전환될 예정인 부안여중 전경 사진 / 김종철 기자

설문조사 응답률 83.3%…찬성 53.3%, 반대 46.7%
부안여중을 제외한 학교들 ‘찬성’이 과반 훨씬 넘겨
학급 수 조정 등 진통 예상, 내년 3월 마무리 계획

찬반 논쟁이 팽팽하게 펼쳐지던 부안읍 내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문제가 한 달간의 설문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과반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르면 내년부터 남녀공학 전환이 추진될 전망이다.
부안교육청은 지난 2일 ‘부안읍 지역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관련 설문조사 용역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고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을 진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설문은 학생과 학부모등 전환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총 1848명의 군민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1539명이 응답, 83.3%의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전환을 희망하는 찬성 의견이 820명으로 53.3%, 반대가 719명에 46.7%로 찬성이 과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과 9월 두 번의 공청회 과정에서 구성된 협의체가 내건 ▲설문대상모집단의 60%이상 참여율과 ▲참여자의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라는 특별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수치로서 남녀공학으로 가는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에 가장 난처해진 학교는 지역 여성 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전통을 쌓아온 부안여자중학교다. 실체는 그대로지만 당장 교명 변경이라는 진통을 겪어야 한다. 때문에 적지 않은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는 작년 11. 28.(목)부터 12. 18.(수)까지 약 한 달간 시행됐으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학교운영위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 초등학교는 7개 교로 부안초, 부안동초, 부안남초, 동북초, 동진초, 주산초, 행안초이고 중학교는 3개 교로 부안중, 삼남중 그리고 부안여중이다. 학생을 기준으로 조사방법도 달리했다. 학생의 경우 설문 용역업체에서 직접 학교를 방문, 현장 조사방식으로 이뤄졌고, 학부모나 교직원, 학교운영위원은 모바일(웹) 조사방법으로 실시했다. 물론 1인 1 투표에 중복이나 비해당자 설문도 걸러냈다.
찬성이 과반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남녀공학 전환이 계속해서 요구돼왔고 여론의 분위기도 전환 쪽으로 기울어졌던 것에 비하면 예상 밖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설문대상자 중 부안여중을 제외한 대부분이 찬성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집단의 경우 많게는 70% 이상이 찬성을 던졌고 초등학교의 경우 모두 60%를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격차가 커지지 않은 이유는 부안여중에서 나온 찬성 의견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줄곧 반대의견을 고수해온 부안여중의 의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비단 부안뿐만이 아니고 익산, 정읍, 김제, 고창 등 남녀공학이 추진되는 타 지자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찬반의 격차가 소폭이고 오히려 익산의 경우 반대의견이 높아 추진이 무산됐다.
대부분 사학이고 여자중학교라는 전통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으로 해석되면서 남녀공학의 장점과 교육의 흐름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더 거셌음이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 교육관계자는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다는 대의에는 모든 학교가 공감한다”며 “나라가 하지 못한 교육을 사학이 이끌어 온 점을 존중하며 역사는 역사대로 간직하게 하면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북도교육청은 “학급수 조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찬성여론이 높은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오는 3~4월경 추경을 거쳐 예산을 확보하고, 5~6월에 통학구역 검토 및 행정예고한 후 7월까지 교명선정심의위원회를 통해 교명 공고를 마치고 8~9월에 조례 개정 및 학교군 고시, 내년 2월까지 교실 및 화장실, 탈의실 구축 등 교육환경 시설개선 등을 마무리해 3월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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