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에 오면

걸어온 발자국
한발 한발 뒤돌아 가다보면
서로 반가운 얼굴들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지
지우면 지울수록
새록새록 살아나는 이름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지
만나면 금세 누이가 되고
오라버니가 되고, 형님, 동생이 되는
내 정겨운 사람들아
직장을 찾아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를 찾아
경향 각지로 길 떠나며
얼마나 그리워했던 가
내 어머니 같은
고향의 흙 내음을
얼마나 들이키고 싶어 했던 가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어우려져
빚어낸 천혜의 풍광을
한순간인들 잊기나 하였던가
이제 돌아와
가만 가만히 불러본다
내 마음 속의 이름들을.

 

강민숙 전북 부안 백산에서 태어나 백산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숭의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를 했고, 이어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 공부를 했다.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가 34만부 정도 팔려 스터디셀러가 되었고, 이어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와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둥지는 없다』 외에 1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몽골의 울란바터르대학교에서 현대시를 강의했고, 현재는 문예창작과, 극작과, 영화과, 연출과, 방송영상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각 대학 문창과 입학을 위한 아이클라(icla) 문예창작원을 운영하고 있다(010-4213-2556)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