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호·통권 21호…20권까지는 전자책에 담아
동진강 나룻터나 1967년 동진교 기공식 등 귀한 사진도

동진면을 특집으로 다룬 올 겨울 ‘부안이야기’가 출간됐다. 통권 21호다.
동진이란 이름은 부안의 관문인 동쪽 나루, 즉 동진(東津)에서 따왔다. 일찍이 동진 벌판에는 조병갑 같은 관리들의 가렴주구에 분노하던 농민들의 의분과 동학군의 의기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갯벌을 옥토로 일군 민초들의 불굴의 개정정신이, 그리고 섬진강 수몰민들의 애환이 배어있다. 이번 부안이야기는 이러한 동진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땅에 스며있는 민초들의 삶의 편린들을 들여다본다.
첫머리에는 부안이야기 정재철 이사의 ‘동진강과 강변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실렸다. 정 이사는 선사시대 유물을 통해 구석기시대부터 동진면에 인류가 살았음을 유추해내면서 백제시대 12개의 성곽, 고려사의 기록,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발견되는 기록들을 토대로 동진 땅에 묻혀있던 빛바랜 기억을 드러낸다. 1957년에 촬영된 동진강 나룻터의 모습이나 1967년의 동진교 기공식을 담은 귀한 사진도 볼거리다. 1930년에 개교한 동진공립보통학교와 이 학교에서 재직했던 미전향장기수 신인영 선생에 대한 일화도 소개된다.
부안의 땅 이름이라면 가견이 있는 부안생태문화활력소 허철희 대표의 ‘동진면의 땅이름’이 그 뒤를 잇는다. 봉황리, 내기리, 하장리 등 행정명을 비롯해 팔왕리보(욕보-보를 쌓을 때 보에서 가장 아래쪽 사람들은 물의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보를 막으면 터놓고 터놓으면 막고 하여 자주 욕질을 하며 싸웠다해서 붙은 이름), 맨잘메(매잔마을), 소눈곶이(소롱곶이, 신농마을) 등 독특한 지명들을 소개한다.
김형미 시인은 ‘장마’의 작가 윤흥길의 입을 통해 동진면 당상리에서 난 ‘똠방각하’의 작가 최기인의 족적을 더듬는다. 제목은 ‘윤흥길, 당상리 사람 소설가 최기인을 말하다’이다. 최기인이 농협 군산지점에 근무하던 당시 내소사 입구 석포 분교로 윤흥길을 찾아온 일화를 비롯해 두 작가의 교분과 성정, 작품세계를 불가의 ‘업(業)’과 고리 짓고 있다.
2015년 부안으로 귀농해 농촌융복합산업을 위해 창업한 청년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함은미 벗님넷 대표는 ‘동진면에서 꽃 피운 농촌체험학습장 ‘벗님넷’’에서 결혼과 출산, 그리고 많은 도전과 실패, 그에 따른 마음고생 끝에 정원형 체험&카페 ‘포레도’를 운영하기까지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지금 벗님넷 포레도 온실정원에는 유칼립투스가 가을바람의 장단에 맞춰 너울너울 춤을 추고,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포인세티아가 붉은 치마를 입고 사람들을 환영합니다”라고 그는 자신의 카페를 묘사한다.
정신 동북초 교사는 ‘‘같이’의 가치를 배우는 동북초등학교’에서 “공교육에서 개개인의 수준에 맟주어 수업을 한다는 것은 꿈이겠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현실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작은 학교의 장점과 가능한 것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동안 동진초가 해온 교육 활동을 소상하게 소개한다.
이밖에 몽유부안도 꼭지에는 박방영 화가의 ‘부안은 내 예술의 원천’과 김강주 백산초 교장의 ‘대수초등학교 앨범 속의 시대풍경’이, 이슈와 현장 코너에는 부안여고 2학년 김혜린 매원미디어 기자의 ‘오스트리아의 빛나는 한국인, 부안 사람 전미자 회장’과 김인숙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의 ‘미래 부안을 생각하며 희망을 꿈꾸다’가 실렸다.
또 ‘발굴 이기록!’ 코너에는 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무형유산학과 교수의 ‘백파 김구락의 생애와 학문’이, 부안실록 꼭지에는 이선아 전북대 이재연구소 연구원의 ‘부안 유생 기행현이 목격한 동학농민혁명’이 실렸다.
권두 칼럼 ‘부안재생, 미래 도시를 꿈꾸다’는 조선대 김봉철 교수가 기고했다.
신영근 이사장은 “한 호 한 호 우보처럼 걷다 보니 20호까지 왔고,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창간호부터 20호까지 전자책(e-book)을 USB에 담았습니다. 많이 봐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책 말미에 덧붙였다.
‘부안이야기’는 비매품으로 신영근치과 등 읍내 지정배부처에서 받을 수 있으며, 후원은 063-584-1875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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