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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체재형 가족실습농장 1기 입주민들 “정착에 큰 도움 안 돼”
귀농인을 위한 체재형 가족실습농장 전경 사진/김종철 기자

년 단위 접수, 일찍 나간 집 11개월간 공실로
너무 외진 곳이라 마을사람과 소통 전혀 안 돼
알려주겠다는 재배기술, 부동산 정보 제공 없어
동 떨어진 그들만의 공간, 작은 다툼에 ‘와르르’

15억이 넘는 돈을 들여 조성한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이 당초 목표와 달리 정착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벤치마킹이라며 실현 가능성도 따져보지 않고 펼쳐지는 남 따라 하기식 귀농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일부 입주자들이 펜션이나 별장 이용하듯 사용한다는 제보가 따르면서 운영 방식에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본지는 지난 1월 25일자(697호),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의 예비 부안사람들 “내 사망 신고지는 부안!”]이라는 기사를 통해 농장에 입주한 네 가구의 귀농이야기를 실은 바 있다.
1년이라는 입주 만료기간이 다가오고 이들이 낯선 부안에 어떻게 정착하고 있는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의 허와 실이 드러났다.
이 가족실습 농장은 임시거주시설로서 사전거주 체험과 함께 정착에 알맞은 주택과 농지구입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희망 작물의 기술 교육을 통한 안정적인 귀농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이 농장이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행정과 입주민 간의 해석이 달랐다.
부안군은 공실 없이 운영됐는지, 다음 운영에 차질 없는 것인지 등 주로 운영실적 위주로 판단했다. 전체 11가구 모두가 입주했고 이중 7가구가 4월, 6월 9월에 퇴거해 조기정착을 이뤘으며 남은 4가구도 12월내 퇴거해 정착할 예정이고 내년 3월부터 제 2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지면 운영률도 100%고 정착률도 100%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나온다.
아무리 기수별로 운영한다 하더라도 4월에 퇴실한 집을 내년 3월까지 공실로 놔두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집이라는 것이 사람이 살지 않으면 쉽게 망가지는데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 점을 따지면 기수별보다는 호수별로 분리해 공실분에 대한 재입주 공모를 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인구절벽에 몰려 한명의 인구라도 더 늘리도록 노력해야 할 행정이 만들어 놓은 것도 제대로 활용 안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이어진다.
정착률도 기여도면에서는 낙제점이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이 정착의 첫 번째 과제로 지역민과의 소통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이곳 가족실습농장은 상서면 동림마을 내에서도 가장 깊고 외진 곳에 조성돼 있어 마을 주민조차도 이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소통은 고사하고 당초 목적으로 삼았던 주택과 농지구입에 대한 제공도 받을 수 없었고 농사기술도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찌감치 퇴거한 입주자 A씨는 “실습농장이라는 이름처럼 실습도 해주고 관리가 될 것으로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며 “1년 후에 집을 비워 줘야하기 때문에 빈집이든 매물이든 정보가 필요하지만 여기에서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또한 “살 곳을 얻었다는 이유 때문인지 반기던 귀농협회도, 잘 왔다는 지역민도, 도와주겠다는 기술센터도 누구하나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오히려 “그곳을 나온 것이 정착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도시에 살던 이들이 담 없이 동 떨어진 공간에서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입주자 B씨에 따르면 자신들끼리 있다 보니 처음에는 밥도 같이 먹고 술자리도 갖는 등 같은 귀농처지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뤘고 스스럼없이 형님, 동생 하는 관계가 됐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달, 작은 마찰이 생기고부터는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는 보기 싫은 관계가 됐다. 때문에 이곳보다는 서울 등지에 있는 집에 기거하는 날이 잦아졌고 귀농을 포기한 것인지 어쩌다 한번 씩 쉬러 오는 입주자가 생긴 것도 그때부터였다
이같이 새로운 형태의 귀농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행정이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기적인 회의기구를 만들어 대화하고 소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밖에도 진입 도로가 좁아 불편했다는 점과 상수도 요금이 하나로 나와 누가 얼마나 썼는지 모르고 숫자대로 배분해 낸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부안에 정이 들었다는 이유로 보안, 백산, 부안읍 등지에 자리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살아오던 이들이 농촌마을 사람들도 이해하기 힘든 공동체 형태의 가족 농장에 적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십 또는 수백 시간의 귀농교육을 이수한 이들이 불과 몇 개월 만에 불협화음을 내고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간 실시된 교육이나 각종 정책들이 현실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귀농정책의 변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또한 주소만 가져다 놓고 지원금만 타먹는 악용 사례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어 인구를 늘리겠다는 이유만으로 추진되는 수십억에 달하는 각종 귀농정책들이 과연 얼마나 인구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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