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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의 꽃’ 부안군의회 행정감사, “봉오리는 맺었으나 향기는 아직…”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는 공무원들 사진 / 의회사무과 제공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6시까지 강행군 펼쳐
의원들의 자발적 변화 의지에 ‘인터넷 생중계’도 한몫
군정 이해도 낮고 군정질문과 비슷한 내용은 문제
회의 중 행사 참석 ‘얌체형’도…‘풀샷’으로 해결해야

부안군의회 행정감사가 양적·형식적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지만, 내용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진행된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안군의회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6시까지 강행군을 펼치면서 의원들의 자세가 확 바뀌었다는 호평이 나왔다. 감사 5일차인 19일에는 건설교통과 등 4개 과에 대한 감사를 벌이면서 밤 7시 30분까지 진행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6~7대 의회가 보통 하루 3개 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오전 10~12시까지 불과 2시간 만에 끝냈던 전례에 비하면 거의 2~3배에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평가다.
회의시간이 길어진 만큼 질문도 그만큼 다양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 중복되는 질문이 없지는 않았지만, 해당 부서에 대해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질문이 망라되면서 웬만한 문제는 다 짚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김정기 위원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위원이 초선임에도 진지한 접근과 성실한 태도로 임했다는 점에서 곧 있을 예산심사에서도 기대를 낳고 있다.
이번 행감의 또 다른 특징은 예년에 비해 자료 요구가 상당량 줄었다는 점이다. 과거 ‘3년치 공사·용역 발주 현황’과 같은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부분을 일소함으로써 의원들 자신은 물론 집행부도 업무 부담도 덜었다는 후문이다.
또 일부 의원은 일반 군민의 생생한 요구를 전달하거나 언론에 보도된 문제점에 대한 방지책을 따져 묻는 등 여론에 민감한 태도를 보인 점도 눈에 띄었다. 대의기관이라는 명분에 충실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이태근 의원은 건설교통과 감사에서 군청이 발주한 공사의 설계내역과 시공현장의 괴리 문제를 지적하면서 실제 몇몇 현장의 사례를 조목조목 거론하는 등 ‘발로 뛰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기도 했다.
문찬기 의원도 예산심사를 앞둔 국회의 분위기나 진행사항 등을 미리 파악해 집행부에 전달하면서 국비 확보 방안을 제시하거나, 꼼꼼히 준비한 데이터를 근거로 질문을 던지는 등 재선의원으로서의 특화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돋보인 의원은 위원장을 맡아 회의를 이끈 김정기 의원이었다. 깔끔한 진행도 진행이려니와 간결하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으로 초선답지 않은 내공을 보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의원은 행안면에 있는 불법 초가집 문제나 부안군이 주관하지 않은 ‘부안군수배’ 낚시대회 문제, 2017년 준공됐어야 하는 진서면과 줄포면 면소재지 사업이 지지부진한 문제, 7개 읍면의 갑작스런 단수 문제 등 가장 행정감사다운 질문을 군더더기 없이 던져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차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자발적 의지에 기인한 바 크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 생중계’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의회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비록 소수의 군민일지라도 생중계를 통해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의원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증인으로 불려 나온 과장들도 비교적 가감 없이 답변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순순히 시인하는 등 예전에 비해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노력하겠다거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얼버무리는 식의 답변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업무 파악을 못 한 채 배석한 팀장에게만 의지하는 과장도 일부 눈에 띄어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보조금 지원 내역 등 곤혹스러운 질문에는 “별도로 보고하겠다”는 답변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별도 제출’ 하게 되면 군민은 해당 사안에 대한 진실을 끝내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감사 내용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우선 초선의원이 많은 탓에 군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이 꼽혔다. 그러니 사안의 핵심을 건드리기보다 막연히 대안을 요구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인구 늘리기나 특산품 개발 등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하는 수준일 뿐,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의 맹점을 정확히 집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정감사임에도 군정질문이나 업무보고와 다를 바 없는 질문 내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어떤 사안에 대한 현황을 장황하게 질문하고는 “최선을 다 해 달라”는 식의 당부로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질문을 위한 질문에 불과했던 셈이다.
일부 월권에 가까운 질문도 나왔다. 김광수 의원은 한우 농가맞춤형 교배계획에 대해 질문하면서 “고창부안축협 조합장에게 (축산요통과 과장이) 공문을 쏴라. 맞춤형 교배사업을 하지 않으면 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문을 쏴라”라며 집행부의 고유 업무에 대해 사실상의 '지시'를 내려 빈축을 샀다.
다리 부상으로 행감 일정 대부분을 궐석한 오장환 의원은 “부안 군민에 한해 소형 축사를 신축할 수 있도록 거리제한을 완화하는 조례 개정안을 제출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해 축사 난립으로 인한 악취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 다른 의원들과는 동떨어진 시각을 노출하기도 했다.
행감 첫날 민간위탁에 관한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해 눈길을 끈 바 있는 장은아 의원은 “세부적인 내용은 각 부서 행감 때 본격 제기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으나, 막상 해당 부서 행감 시에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아 스스로 한 예고를 무색케 했다.
이 외에도 카메라가 주로 질문자를 클로즈업하다 보니 자리를 비워도 군민은 알 수 없다는 맹점을 이용해 행감 중 관내 행사에 참석하거나 잦은 이석을 하는 ‘얌체형’ 행태도 일부 나타났다. 이는 카메라가 수시로 풀 샷(회의장 전체를 비추는 것)으로 잡으면 간단히 해결된다는 점에서 곧 있을 예산심사 때부터라도 빠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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