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진서면서 ‘곰소젓갈축제 평가용역보고회’ 가져
가장 불편한 점은 먹거리, 다시 방문 하겠다 33%에 그쳐
드러난 문제점은 과감히 지적했지만 세부 대안은 부족해

부안군은 지난 15일 진서면 사무소에서 ‘제13회 곰소젓갈 발효축제 평가연구용역 보고회’를 열고 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등 발전 방향 모색에 나섰다.
이날 회의는 부안군 축제 팀 관계자와 지역주민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을 담당한 전주대학교 전효진 교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보고회는 그간 지적돼 온 젓갈 축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특히 젓갈 없는 젓갈 축제라는 먹거리 부재와 지역 주민과 따로 노는 그들만의 축제라는 점들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5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내용을 바탕으로 분석 결과와 발전 방안 제안으로 구성됐다. 축제를 15개 항목으로 분리해 중요도와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다수 관광객은 ‘축제 관련 먹거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만족도 면에서는 가장 낮은 44점을 얻는데 그쳤다. 무작위 설문이라 하더라도 ‘아주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는 정서상 잘 나오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40점 초반에 그친 것은 드문 경우로서 그만큼 이번 축제에 먹거리가 없었다고 풀이했다.
나머지 항목들도 전체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60점을 넘긴 것은 고작 4개 항목으로 축제의 동선이나 휴게시설 등 질적인 면보다는 시설물 위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고점은 73점으로 ‘축제장 접근성 및 주차장시설’이다. 하지만 주차하기 편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이 없었다는 것으로도 해석돼 좋아만 할 수는 없다. 이러다 보니 ‘만족함’ 또는 ‘매우 만족함’에 답한 고객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먹거리 부재는 축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나타났다. 50%에 가까운 관광객들은 이번 축제를 젓갈관련 음식 축제로 인식했고 앞으로도 음식축제로 발전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60%의 관광객이 먹거리와 살거리를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지목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재방문하겠다는 사람이 33.2%라는 저조한 결과로 이어졌고 결국 축제의 방향성이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다. 다만 재방문을 할지, 말지 모르겠다고 응답한 고객이 43.2%나 되기 때문에 이들을 잡을 프로그램 구성 및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젓갈 관련 단체와 지역주민의 의식개선도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보고서는 축제를 운영하는 주최에 대한 불만이 많아 이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적시하며 참여하는 지역주민과 상인의 의식개선이 무엇보다 우선임을 강조했다. 조사원들이 지역민들로부터 일부 상인을 위한 그들만의 축제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는 사실을 들어 지역민과 화합을 이루고 난 후에서야 축제의 성공을 바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발전 방안은 세 가지로 압축됐다. 첫 번째는 축제의 주제에 부합하는 적정 프로그램 마련을 들고 있다. 먹거리 상품에 대한 구성과 축제장 내의 음식 판매로 젓갈을 프로그램에 담아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젓갈 김밥이나 젓갈비빔밥, 명란 어묵 등 구제적인 사례를 들며 젓갈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도 당부했다.
두 번째는 높은 주민 참여율를 제안하고 있다. 그간 득실 논리로 불거진 축제조직위와 일부상인간의 불협화음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던진 것이다.
세 번째는 콘텐츠 개발과 타 축제와의 연계 방안 모색이다. 바닷가나 염전 등에 포토 존을 마련하는 등 인위적 구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인근지역의 축제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고 있는 점을 들어 이들과 연계해서 홍보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성을 제안했다.
이처럼 보고서는 그간에 제기돼왔던 문제점을 짚고 점수를 매겨 구체화 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축제의 주제를 살리고 지역민과 화합하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요구를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 치밀한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물론 용역과제가 ‘평가’에 집중된 점도 있겠지만 ‘축제장 이전으로 상인 간 화합 모색’ 등 좀 더 과감히 본질에 다가섰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고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안 아무개 씨는 “태풍 때문에 할 것이냐 말 것이냐 고민한 끝에 마을 축제라도 하자라고 해서 진행된 것이라 올해는 부족한 게 많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계획을 세워서 잘 할 것이다. 행정의 지원금이 적다. 잘 된 때도 있는데 하필이면 이번에 용역을 맡긴 것도 잘못됐다”고 날씨와 행정을 탓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희한하게 불신만 하고 있다. 축제를 해도 불평불만만 내놓는다.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 갈등이 해결되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 어촌계 관계자는 “축제 위원장이나 추진위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왜 주민이 화합되지 않고 볼멘소리를 하는지 이유를 알고 자성에 나서야 한다”고 책임론을 꺼내들기도 했다.
부안군 축제 팀은 전라북도 유일의 젓갈 단지라는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와 문제점을 확인한 만큼 내년 젓갈축제를 최고의 지역 식품 축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상인 간, 주민 간 깊어질 대로 깊어진 골을 어떻게 메워 나갈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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