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와 간담회에서 과거 행정 과오 인정해
권 군수, 부안군 환경오염 막은 것은 줄포주민들
소통으로 합의된 모범적 시설로 만들겠다 ‘다짐’

지난 18일 줄포면사무소에서는 줄포쓰레기매립장 추가 증설과 관련해 줄포면 환경대책위와 부안군간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대책위의 요청으로 열렸으나 이례적으로 권익현 군수가 참석해 회의를 이끌었다. 대책위라는 구체적인 소통창구가 생긴 만큼 부안군의 최종 승인권자인 군수가 참석해 매립장 확대라는 어려운 문제에 투명하고 열린 자세로 소통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선제적으로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읽힌다.
권 군수는 이 자리에서 그간 줄포면 전체 주민의 의견수렴 및 합의가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1997년 이전에는 읍·면별로 소재지 인근 공터 등에 구덩이를 파고 쓰레기를 매립하는 실정이었으나 줄포에 폐기물 처리시설인 위생매립장이 들어서면서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안정적이며 위생적으로 쓰레기 폐기가 가능하게 됐다며 줄포주민들이 감내한 그간의 희생에 감사의 말을 건넸다.
이어 1993년 최초 매립시설을 설치할 당시 관련 법령의 부재와 설치의 당위성 등을 이유로 줄포면민의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었다고 시인하며, 2004년 증설 시에도 줄포 전체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조례를 근거로 주변 영향지역으로 고시한 후촌 마을만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협약을 체결한 것은 많은 아쉬움이 있다며 사실상 행정의 미숙한 진행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양해를 구했다. 대책위가 지난 5일 1차 회의를 통해 부안군에 공식 질의한 내용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권 군수는 과거의 일이라고 해서 회피하지 않고 줄포주민 간 갈등이 심화돼 온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안군의 당면 과제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현재 사용 중인 매립시설이 2024년이면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부안에서 나온 쓰레기는 부안에서 처리해야하는 현실에서 신규 폐기물시설은 미룰 수 없는 과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의 줄포 쓰레기 매립장이 신규시설 타당성 용역결과 최적지로 조사돼 다시 한 번 양해의 말씀을 드리게 됐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이 줄포주민 전체의 합의를 전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주민 의견을 결집해 주실 것을 당부하며 과거 행정에 대한 불신을 털고 소통으로 합의된 모범적 시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권 군수의 전향적인 발언 때문인지 이날 간담회는 고성이 오가거나 일방적인 의견 제시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사실을 들은 한 군민은 “행정의 잘못과 사과를 이끌어 낸 것은 대책위 출범에 따른 것”이라며 “소통의 물꼬가 트인 만큼 발전적인 대화로 잘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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