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의 틀을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고자”“면단위 학교는 상황 열악···여건 맞춰 해야”

부안군 소재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1년 동안 갈고 닦은 솜씨와 장기를 선보였다. 부안군 교육청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동안 부안예술회관에서 학생들의 특기, 적성교육 활동을 모아 ‘2004년 학생종합예능 발표회’를 열었다. 임영식 부안군 교육청장은 이번 종합예능발표회를 통하여 “학생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어우러짐으로써 교육공동체의 틀을 더욱 굳건히 하고, 우리 고장의 전통문화를 전승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2004 학생종합예능발표회’는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공연부분과 전시부분으로 나뉘어 선보였다. 발표회 첫날에는 송관선(창북초 5학년)양, 박진경(창북초 6학년)양의 사회로 총 10개 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둘째 날은 강연찬(부안동초 6학년)군과 김도연(부안동초 6학년)양의 사회로 총 7개 학교의 학생들의 공연이, 마지막 날에는 김진수(동북초 6학년)군과 김선경(창북초 6학년)양의 사회로 총 18개 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행사 중에서 행안초등학교 영어연극(지도교사 이슬기)이 독창성면에서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행안초 이슬기 교사는 “연극은 아이들에게 영어가 친숙하게 하는 데 제격”이라며 “아이들이 그것을 매우 즐길 뿐 아니라 연극 후에는 아이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생활영어를 하게 된다”고 연극이 가식적인 단순행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행안초 박봉희 교장도 “지난 6월에는 본교의 학생들 중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영어연극에 참가했다”며 영어 학습에 관한 한 “여타 부안소재 학교들보다 본교가 남다르다”고 자랑했다.
이번 학생종합예능 발표회를 두고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모든 행사를 관람했다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예회 프로그램이 읍내 몇몇 초등학교 중심으로 치러졌다”며 “면단위 초등학교는 한 개의 공연을 발표하기에도 사정이 열악하다”고 비꼬았다.
곰소에서 온 또 다른 교사는 “학예회 때문에 학업진도에 지장이 있을 뿐 아니라 최소 1달 이상 수업결손이 생기고 특히 9~10월에는 운동회와 겹쳐서 11~12월에 교과서 진도가 집중된다”며 “학예회 같은 것은 틈틈이 학생들과 교감하면서 학교의 여건에 맞춰 학부모들과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안 교육청 관계자는 “부안군 사정을 감안할 때, 언제 한번 많은 관객 앞에서 학생들이 발표회를 갖겠냐”고 되묻고 “일상적으로 배운 학생들의 특기를 빼놓지 않기 위해 교육청에서 일정을 3일로 잡았다”고 반론했다. 학생종합예능발표회를 두고서 현장 교사들과 교육 행정가 사이에 입장 차이가 뚜렷이 드러난 셈이다.
김일호 기자 ilhokim@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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