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주민투표 2주년 기념식 열려

지난 14일 ‘핵 없는 세상을 향한 부안주민투표 2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날 오후 부안 성당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핵폐기장백지화 핵발전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이하 반핵대책위) 활동을 벌였던 종교인, 사회단체 간부, 환경단체 인사,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투표 2주년 기념행자 자리에서 주민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염기동 기자

기념식은 주민투표 당시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을 맡았던 하승수 변호사의 기념 강연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하변호사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무에 매달린 노란 깃발과 읍내 가게마다 내걸린 노란 펼침막의 영상이 떠오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민투표는 핵폐기장 백지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이제는 풀뿌리, 자치, 어울어짐의 정신을 살려 부안을 살기 좋고 미래가 있는 고장으로 가꿔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서 황진형 제일교회 목사가 첫 순서를 맡았다. 황목사는 “부안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여실히 드러났던 것”이라며 “주민투표의 의미나 가치를 잘 보듬어두지 않으면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이석 전교조 전북지부 부안군지회장은 학교운영위원 참여 및 군수후보자 교육정책 감시 등 교육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5·31 지방선거 공동대응과 새로운 주민자치 대안기구를 강화할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대석 부안군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반핵대책위가 해산되지 않고 지속돼왔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군민들이 다시 한번 뭉쳐야 한다”며 부안군민회의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호소했다.

김상곤 부안군농민회 사무국장은 “핵폐기장 반대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방선거에 대한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최동호 전 부안읍반핵대책위 위원장 역시 “5·31 지방선거를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난해 대책위 해산 뒤 선거를 앞둔 ‘반핵진영’의 분열상에 에둘러 일침을 가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기록 영상물이 상영되자 탄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2년전 주민투표에 대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한편 기념식 먹을 거리 제공과 영상물 상영에는 주민투표 아줌마 홍보단 회원들과 대책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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