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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과 동학에 관한 시-27>구암리* 지석묘에서

구암리* 지석묘에서

살아서는 오르지 못한다는
거북 등에 올라
만년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부안 구암리에 가면
거북을 닮은 넙적 바위
머리에 이고
눈보라 폭풍우를 이겨낸
이름 모를 사람들
옹기종기 들판 가운데 누워 있다
덮개로 덮은 거대한 바위
죽어서만 쓰는 관이었다
네 모퉁이 고임돌로
관의 무게를 견디어 내고 있다
들판에 노을이 깔리면
새들이 날아와
조, 수수, 콩 같은
곡식 차려놓고
톡톡 쪼아 먹다 가는
그들의 식탁이었다
대대로 물려온 만찬장이었다.

* 부안군 하서면 구암리 지석묘

 

강민숙 전북 부안 백산에서 태어나 백산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숭의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를 했고, 이어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 공부를 했다.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가 34만부 정도 팔려 스터디셀러가 되었고, 이어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와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외에 1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몽골의 울란바터르대학교에서 현대시를 강의했다. 현재는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역사공원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예창작과, 극작과, 영화과, 연출과, 방송영상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각 대학 문창과 입학을 위한 아이클라(icla) 문예창작원을 운영하고 있다(010-4213-2556)

강민숙 시인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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