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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의회 일부 의원, 군정질문 때 이해충돌방지법과 ‘정면충돌’
군정에 관한 질문을 하고 있는 부안군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 / 부안군의회사무과 제공

김광수 “무허가축사 적법화절차 완화·우량 암소에 장려금 지원”
오장환 “개별농가에 중·대형 농기계 및 저온저장고 설치 지원”
김정기 “마을 방범용 CCTV 설치, 자부담 없이 전액 예산으로”
“이해관계 회피는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기본 상식” 비판 일색

정부가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해 ‘이해충돌방지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안군의회 일부 의원들이 지난 21일 열린 ‘군정에 관한 질문’ 당시 ‘사적 이해’와 관련이 있는 질문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나 가족이 사익추구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률로, 지난 7월 제정돼 40일 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부안군 군정질문 당시 김광수 의원(계화·하서·변산·위도면)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 추진에 대해 질문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농가들이 불법 시설물 철거, 주변 부지매입 등 재산상 손해를 감수하면서 적법화를 이행하는 것을 꺼리는 실정”이라며 “(무허가 축사를) 원상복구 없이 (부안군이) 산지전용을 허용하거나 주민동의서 징구를 생략하는 등 불필요한 절차를 완화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또 번식우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한우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며 ‘한우 우량 암소 고급육 생산장려금 지원사업’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부안군에서 출하한 한우의 등급정보를 산출하고, 고등급의 한우를 낳은 우량암소 사육농가에 두당 35만원에서 20만원까지 등급별로 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이 어떠냐”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까지도 대규모 축사를 운영해 왔고, 이후 자녀 등에게 물려줬다고는 하지만, ‘이해충돌’을 회피해야 하는 선출직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다. 군민들 사이에서는 안 그래도 악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시설 미비로 악취의 진원지로 꼽히는 ‘무허가 축사’까지 완화해줘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신이 혜택을 받을 수도 있는 장려금 지원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해도 너무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오장환 의원(주산·동진·백산면)은 6개의 질문 가운데 5개를 농업 분야에 할애했다. ‘농업직 공무원 확충’ 문제나 ‘농기계 임대사업소 정규직 확보’ 등 전체 농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질문도 있었지만, 일부 농민에게만 특혜로 작용할 수 있는 질문도 포함돼 있었다. 예를 들면 “법인이 아닌 개별농가에도 중·대형 농기계를 지원하라”거나 “개별농가에 저온저장고 설치 지원을 고려하라”는 내용의 질문이었다.
물론 농정을 잘 아는 입장에서 농부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일부 영세농가의 경우 지원책이 질실히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농업 보조금이 영세농에게까지 골고루 돌아가기는커녕 일부에서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군의원이라면 오히려 보조금의 공정한 집행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테면 김연식 의원(주산·동진·백산면)이 “최근 3년간 부안군은 총 39억 원의 보조금을 농기계지원 사업으로 지출했다”면서 “법인에서 보조금으로 구입한 농기계의 사유화가 심각하므로 보조 농기계로 타 농업인 농작업을 대행할 때 일정부분 작업료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실무적인 방법을 추진하라”며 보조금 혜택이 농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제안한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김정기 의원(보안·진서·상서·줄포면)은 마을 방범용 CCTV 설치 사업과 관련해 “마을당 CCTV 사업비는 300만원이고 이중 30%인 90만원을 마을에서 부담하는데, CCTV업체 및 카메라 선택을 비전문가인 마을 주민들이 결정하다 보니 무조건 단가가 낮은 저가형 카메라만 설치되거나 자부담 능력이 없는 마을은 사업신청을 할 수 없다”면서 “자부담 없이 마을 방범용 CCTV 설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역시 군의원에 당선되기 전까지 CCTV사업을 영위하는 ㈜삼성토탈정보기기를 운영했던 김 의원으로서는 ‘이해충돌’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자부담을 없애 마을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외밭에선 갓끈도 고치지 말라고 했다. 불과 1년 전까지 관련 업체를 운영했던 김 의원이 본회의장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CCTV업체에 다분히 유리한 제안을 했다는 것은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했다.
이는 이들 3명의 의원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재가요양센터인 ‘아름다운 쉼터’를 운영했던 장은아 의원(부안읍·행안면)이나 방역업체인 ‘이화환경’의 대표를 지낸 이강세 의원(부안읍·행안면)도 마찬가지다. ‘부안군의회 의원 윤리 및 행동강령 조례’가 규정한 ‘겸직금지’ 규정에 의해 모두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등 법적으로는 제3자 입장이라지만, 실제로는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의원이라는 직분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둥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소문이 파다한 실정이다.
실제로 신규 진입을 위해 보건소에 행정절차를 타진했던 한 방역업체는 이화환경을 비롯한 소수 업체가 관내 방역 관련 사업을 독식하고 있어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더라고 호소했다는 사례가 전해지기도 했다.
군정질의 이후 의회 주변에서는 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꼭 이해충돌방지법이 아니더라도 의정활동 과정에서 자신의 이해관계와 연관될 때는 회피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상식”이라는 당연한 지적이 주된 기류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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