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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상서면 분장마을 주민들, “마을 수호목 살려주세요”

100살 팽나무, 가지 끝 마르고 잎색 변해
모정, 도로, 논으로 둘러있어 뿌리 못뻗어
부안군 가지치기·솎아내기, "계속 주시"

상서면 분장마을과 100여년을 함께 해온 마을의 수호목인 당산나무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둘러싸이고 주변 논에서 들어오는 농업용수에 시름시름 앓고 있어 마을사람들이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다. 노인회장이 지난 10월 초 본지를 방문해 노거수를 살릴 방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지역구 의원을 만나고 행정의 도움을 요구한 결과, 최근 말라가는 가지 끝부분을 제거하고 솎아 주기를 하는 등 응급 처방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생육환경의 근본적 개선이 아닌 탓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다.
이 나무는 분장마을 경로당 옆 모정 뒤편에 서 있으며 모정에 그늘을 만들어 줄만큼 아름드리 거목이다. 수종은 팽나무로서 마을 당산나무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내 나이가 80을 넘어섰고 어릴 때부터 쭉 보고 자라왔으니 족히 100년은 됐을 나무”라며 “마을과 함께 자란 제일 큰 어른이다”는 정일환(87) 노인회장의 말처럼 이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목이자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주민들의 쉼터였다.
그간 마을에 큰 사고가 없었다고 하니 미신일지 모르지만 대게의 당산나무가 마을의 풍수적 결함을 막기 위해 심어진 것을 볼 때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온갖 액운을 막아주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마을 수호목이 언젠가부터 가지 끝이 말라 죽고 풍성하던 나뭇잎이 눈에 띄게 빈약해졌다. 게다가 다른 팽나무에 비해 잎 색이 연하더니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단풍이 든 것처럼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보통의 팽나무가 300년,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있는 것에 비해 겨우 100여년 정도 지나지 않아 죽어가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원인이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나무 주위 반경 1~2미터 안을 제외하면 뿌리가 숨 쉬고 뻗어나갈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최대한 나무에 바짝 달라 붙어지은 모정의 콘크리트 기초와 조금씩 폭을 넓혀온 아스팔트 마을도로, 길 아래 묻혀있는 상하수도, 주변 논 등이 원인이다.
이중에서도 다수 주민들은 나무 터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논을 지목하고 있다. 나무와 사실상 붙어 있는 윗 논은 높낮이에 차이가 없어 아무리 논두렁을 잘 쌓아도 경작을 위한 장기 담수 시 뿌리손상을 일으킬 수밖에 없고 아랫 논은 길 건너에 있다고는 하지만 논 절개지에 나무뿌리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가까워 뿌리가 더 이상 뻗지 못한다는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때문에 생육환경 확보를 위해 모정을 허문다거나 도로를 옮기는 것보다는 두 논을 밭으로 경작하게 하거나 이 기회에 토지를 사는 것이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판단이다.
주민들은 해당 토지의 소유자를 만나 매도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두 문중소유 토지라 성사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생계를 위한 경작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이 나무에서 얻는 여러 혜택을 감안해 마을 돈이라도 걷어서 경작자의 소득 일부를 보전해주고 생육에 필요한 면적만큼 경작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노거수를 이유로 사유지 매각을 강제할 수 없는 행정 또한 마땅한 매수 방안을 내놓기 어렵다.
부안군 담당자는 “곧 죽을 정도로 심한 편은 아니라고 판단해 영양분에 비해 많은 가지를 잘라내는 선에서 우선 조치했다”며 “보호수는 아니지만 향후 상태를 봐가면서 추가적인 처방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 여성 주민은 “마을사람들은 불안하기만 한데 나무만 자르고 가는 것보다 나무에 놓는 주사라도 놔주고 잎에다 뿌리는 약이라도 해줘야지”라며 아쉬운 마음을 내놓기도 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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