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시사칼럼
고창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다면서 부창대교 건설이 웬 말인가
  • 주용기(전북대 전임연구원)
  • 승인 2019.10.18 16:58
  • 댓글 0

문화재청이 올해 1월 고창갯벌, 서천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유네스코 측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세계유산 등재 신청은 2010년부터 전라북도, 고창군 등 관련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 것이며, 지역주민들도 무엇인가 기대감 속에 일단 행정을 믿고 지지를 보내면서 추진되어 왔다. 이렇게 전라북도와 고창군은 고창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것이라고 많은 도민과 군민들에게 기대감을 주어 왔다. 그런데 전라북도와 고창군은 개발부서를 통해 고창갯벌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부창대교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부창대교는 고창군  해리면 왕촌리의 동호해수욕장과 대죽도를 거쳐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수락마을을 연결하는 길이 7.48km의  해상대교(국도 77호선의  일부)를 말한다. 이같이 전라북도 도지사와 고창군수가 전혀 양립할 수 없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부창대교 건설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국제사회에서 세계적으로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가 있는 우수한 지역으로 인정을 받고 잘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단언하건데 부창대교는 곰소만에 위치한 고창갯벌의 퇴적상과 지형,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을 바꾸고 갯벌생태계를 파괴하는 사업이다. 이같이 부창대교 건설이 고창갯벌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불 보듯 뻔한 일인데도 국민혈세를 쏟아 넣겠다고 하니 누가 이를 동의할 수 있겠는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놓고 부창대교 건설을 계속 추진하려 한다면 국제적 망신은 물론 국민들의 비난도 받을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고창군은 고창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아니더라도 고창군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고창갯벌은 운곡습지와 함께 생물권보호지역의 핵심지역이자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고창군은 이미 고창군 전체를 국제 수준에 맞게 생태환경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다. 이를 통해 고창지역의 청정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각인시켜서 생태문화관광 및 친환경농수산물의 이미지화를 통해 주민 소득에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고창군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대로 방향전환을 하고 진행 중에 있는 상황이다. 고창군이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일단 우리 인류가 가야할 미래지향적인 정책적 방향을 선도하는 곳이 되고 있다. 그래서 고창군이 선언적인 약속으로만 그치지 말고, 국제사회와 전 국민이 원하는 미래지향적인 좋은 선진사례가 되기를 기대하고 지켜보고 있다. 필자도 고창군의 정책과 군민들의 행동에 대해 부분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지만 모범적인 사례가 되기를 바라면서 대외적으로는 칭찬의 말을 보태기도 했다. 그동안 고창갯벌과 운곡습지의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람사르습지 등록,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진행함에 있어서 다른 연구자들과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그리고 국제기구를 설득한 바 있고, 각종 조사보고서를 보내 지지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문제점이 있을 때는 가차 없이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는 고창군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범사례가 되기를 바라면서 애정 어린 말을 해 온 것이라 자부하고 싶다.
그런데도 아직도 이런 대규모 토목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고창갯벌이 보다 더 잘 보전되고 관리되기 위해서는 곰소만에 위치한 부안지역의 갯벌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야 하며, 새만금 방조제도 해수유통을 확대해야 한다. 곰소만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고창군과 부안군이 더 협력해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공동 협력해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대규모 부창대교 건설 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안군과 고창군은 자연지형과 자연생태를 근간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 거리와 고창을 찾는 국민들에게 친절하고 신뢰를 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는 지역주민의 자발적 토론과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아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을 통해 나아가야 한다. 고창군은 이미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내실 있게 구체화시킬 것이냐가 지금 단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이런 대규모 토목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동안 고창군이 진정으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여전히 고창군내에 기존의 대규모 토목사업을 통한 발전방식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있고, 이를 충분히 소통하고 방향을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부안군은 고창군 보다 더 과거의 개발방식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유산 추진 초기에는 세계유산 등재를 찬성하다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쉽게 포기를 해 버렸다. 그리고는 이제는 부창대교 건설을 찬성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오히려 갯벌과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임은 물론 곰소만 안쪽 깊은 지역까지 골고루 활성화하는 기회를 저해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다. 부창대교를 통해 부안 격포와 고창 동호를 곧바로 건너가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현장실사단인 두 명(독일인과 인도인)이 고창갯벌을 현장 방문해 유산지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고창군 행정과 지역민들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기대감을 확인하였다. 과연 이 자리에서 고창군이 부창대교 건설 계획을 솔직하게 말했을까. 나로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부창대교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세계유산 등재도 되지 않을뿐더러 국제적인 망신살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문화재청과 전라북도, 고창군, 그리고 세계유산 추진단은 이같은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우선이지 나중에 개발이 이뤄져 갯벌과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명패를 하나 얻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기준에 맞게 잘 보전하겠다고 하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를 맞고 있는 현 시대에 우리 미래세대에게 남겨줄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전라북도와 고창군, 부안군, 지역정치권은 부창대교 건설계획 추진을 공식 철회하고, 고창갯벌의 진정한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통해 지역주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지역주민이 행복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와 실행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재청과 세계유산 추진단은 세계유산 등재 수준에 맞게 개발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해당 지자체에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적인 망신살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주용기(전북대 전임연구원)  ibu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용기(전북대 전임연구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