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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매년 2억 드는 ‘콜센터’ 추진…“꼭 필요한가”
출처 / pixabay

전북에서 전주·익산 빼고 없어…그나마 전화 중계가 대부분
최근 민원은 현장 방문해야 풀리는 추세…콜센터론 어림없어
내년에 ‘긴축’ 한다면서 직원 4명 1년 급여만 1억6542만 원

부안군이 대민창구인 민원과와는 별도로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는 ‘민원 콜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부안군은 오는 14일 개회되는 제304회 부안군의회 임시회에 ‘부안군 민원콜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제출한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부안군은 내년 초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상담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서버를 구축하는 등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첫 해에 사무실 리모델링과 집기·비품 구입에 6000만원, 앱 개발과 서버 구축에 1억6690만원, 임대비 4124만원, 센터장 1명과 상담원 3명의 연간 인건비 1억6542만 원 등 4억 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초기 비용을 빼고도 매년 2억 원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전북의 타 지자체와 비교해 볼 때 인구 수나 재정규모 면에서 부안군 콜센터의 필요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본지가 각 지자체에 확인한 결과, 우리보다 인구가 월등히 많은 전주와 익산시가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을 뿐 군산과 남원, 정읍, 김제 등 우리보다 규모가 큰 곳도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
부안군의 도입 근거도 불분명하다. 부안군은 조례안을 제출하면서 지난 몇 년간의 관내 민원 폭주 관련 데이터나 콜센터의 기대 효과에 대한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조례 제정 이유로 “민원인들이 궁금한 사항이나 민원 불편사항을 문의 시 여러 차례 전화돌림과 그에 따른 질문 반복으로 인한 민원인 불편을 해소하고 신속, 정확, 친절하게 응대함으로써 민원인의 편의를 증대하고 행정능률을 향상하고자 함”이라고 적고 있다.
이 같은 이유가 전부라면 해결책은 단순하다. 전화돌림은 각 부서의 업무 분장을 명확히 해 책임성을 강화하면 되고, 신속·정확·친절한 응대가 문제라면 공무원 대상 친절교육을 통해 해결하면 될 일이다. 그것이 단순해 보여도 오히려 본질에 가깝다.
더구나 조례 제5조 1항은 “(콜센터는) 전화를 통한 단순 민원에 대한 상담 및 행정정보 안내”, 2항은 “전화를 통한 민원 중 처리부서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 처리부서로 중계”라고 적시하고 있어 기존의 교환수 업무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전북지역의 한 지자체에 문의한 결과, 민원이 접수되면 간단한 안내만 할 뿐 대부분은 해당부서로 연결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시 말해 기존 교환수의 역할을 확대 개편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부안군은 교환수 2명을 두고 외부에서 걸려오는 민원을 해당부서로 중계하고 있다.
‘민원 콜센터’라는 이름에 걸맞은 ‘민원 해결사’ 역할이 불가능한 이유는 또 있다. 우선 위탁업체에 소속된 상담원이 복잡 다양한 부안군의 업무를 모두 숙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혹여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최근 민원은 담당 직원이 민원인을 대면하거나 현장을 방문해야 해결되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결국 콜센터는 중계업무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실무직원은 건너뛴 채 군의원이나 면장·과장, 심지어 군수를 직접 만나 해결하겠다는 막무가내식 민원인이 증가하는 추세도 콜센터 무용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난맥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콜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화돌림 과정을 한 번 더 추가해 민원인의 화만 돋을 뿐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부안군은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 홈페이지에 ‘365소통광장’ 코너를 개설하고 각종 민원을 접수받고 있는데, 이 역시 콜센터와 역할이 중복된다.
그나마 365소통광장은 온라인이라는 시대 흐름에 맞고 적은 비용으로 유지할 수 있다. 민원이 공개됨으로써 각 부서가 공유하는 장점도 있다. 또 최근 많은 공공기관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콜센터를 폐지하고 인공지능 민원 애플리케이션인 ‘챗봇’을 도입하는 추세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이 같은 흐름과 비교하면 부안군 콜센터는 ‘거액의 비용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을 신설하는 우를 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부안군은 지난 달 말 “내년 부안군 보통교부세가 5% 이상인 124억원 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돼 2020년 예산도 긴축 편성이 불가피하므로 각 부서에서는 불요불급한 예산편성을 지양하고 기존 소모성·행사성 예산은 동결, 신규 편성을 자제할 것”을 각 부서에 회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부안군은 스스로 긴축 기조와는 완전히 상충되는 콜센터 신설 계획을 내놨다. 나아가 센터장 연봉 5580만원, 상담원 1인 연봉 3654만원 운운하며 일반군민 평균 소득을 훌쩍 넘는 액수를 제시하고 있으니, 과연 납세자인 군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비판을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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