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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 없는’ 곰소젓갈축제, "폐지냐 존속이냐"
관광객이 드물어 텅 비다시피한 곰소젓갈축제 주행사장 전경. 사진 / 김종철 기자

제전위 측은 1만8000명, 주민들은 “사람 없었다”
상인들, 젓갈도 못 파는 젓갈 축제…“관심 없어”
웅연젓갈단지, 같은 이름 걸고 따로 4일간 행사
재래시장, 허공에 샹송 틀고 축제 분위기만 연출

올해로 13회를 맞는 곰소젓갈발효축제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 원인을 두고 상인 간의 득실논리와 불협화음이 빚어낸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뚜렷한 개선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아예 폐지해야 하다는 강경론이 일부 주민들로부터 나오고 있어 존폐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젓갈의 명품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발전과 주민화합을 이끌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곰소젓갈발효축제가 지난 3일 곰소다용도부지 일원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됐다. 부안군은 1일 6000명씩 총 1만8000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약 2만5000명이 곰소를 찾았다는 자료를 배포했지만 이와는 달리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 “축제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는 반응을 내놨다.
태풍으로 인해 규모가 축소되고 김제 지평선 축제나 고창 모양성 축제와 시기가 겹친 것도 관람객 감소의 이유지만, 주된 것은 성공한 축제에서 볼 수 있는 주민과 상인들의 호응을 전혀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행사장 입구 한 노점상이 “사람 구경하려면 김제 지평선으로 가세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더불어 축제의 주제인 젓갈의 상품화 실패도 성공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곰소입구 A 젓갈 상인은 “축제를 한다고 해서 젓갈 가게에 도움 되는 것이 거의 없어 축제에 관심이 없다”며 “축제장에서는 젓갈을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축제장내에서는 체험장 말고는 별도로 젓갈을 구입할 판매처가 없었다.

공연이 진행 중인데도 썰렁한 주공연장

곰소에는 크게 3곳의 젓갈 판매단지가 있다. 곰소시내를 기준으로 서쪽에 있는 웅연지구와 남쪽에 있는 곰소시장, 동쪽이면서 가장 최근에 생긴 곰소다용도부지에 젓갈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단지 간의 직선거리는 최대 800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이렇게 젓갈단지가 따로따로 분리돼 있다 보니 ‘젓갈 축제가 어느 단지 주변에서 열리는지’, ‘축제장에 어느 가게가 입점할 것인지’는 상인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매출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3일간 매출이 1,000만원을 넘기도 했다고 하니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 상인에 따르면 몇 해는 상인들 간 상호 협의를 통해 원만히 운영이 돼 왔다. 하지만 장소의 크기나 주차 여건이 우수한  다용도부지가 축제장소로 확정되다 시피하면서 마찰음이 일기 시작했다. 멀리 떨어진 웅연지구 상인들에게 곰소젓갈축제는 1km 밖에서 펼쳐지는 행사가 됐고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축제지만 관여할 이유도 줄었다. 설령 축제장내 입점하더라도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만했다.
축제를 추진하는 젓갈협회는 한때 상품권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등 축제의 혜택이 곰소 내  상인에게 고루 돌아갈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곰소다용도부지 상인만을 위한 축제’라는 인식 속에 생긴 불협화음에 결국 어느 누구도 축제장에서 젓갈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6억 원이라는 세금을 들여 대형 돔을 설치하고 1억 원에 달하는 행사비용을 쏟아 붓는 등 외형적 화려함은 갖췄을지 몰라도 지역 상인간의 화합 등 내부적 갈등해결에 실패하면서 최고의 아이템을 스스로 버린 ‘젓갈 없는 젓갈 축제’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는 지적이다.
젓갈단지가 집중되어 있지 못하다 보니 3곳의 단지별로 축제가 벌어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웅연지구 상인은 곰소젓갈발효축제라는 동일한 이름을 걸고 그들 나름대로의 행사를 가졌다. 다용도부지 축제보다 하루 더 긴 4일간 열렸으며 장터에서 흥을 돋우는 각설이 타령 등이 공연됐다. 부안군은 이 단지에 별도로 100만원의 행사지원비를 지원했다.
재래시장도 축제장과 거리가 멀어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텅 빈 곰소 항에서 노래만 틀어놓았다가 낚시인들이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자치센터 회원들이 작은 공연을 갖기도 했다.

웅연젓갈단지 자체행사

곰소항 주변 B 젓갈 상인은 “갈매기 들으라고 허공에 대고 샹송을 틀어 놨냐”며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부안군도 곰소젓갈축제가 변화의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객관적인 평가와 조사를 위해 외부 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보완도 이뤄질 예정이지만 대안이 없는 최악의 경우에는 축제 존속 여부도 논의 대상일 수 있다고 담당자는 밝혔다.
진서면 한 주민은 “상서면민의 날보다 못하다”며 “지역사람들도 무관심하고 다수의 상인들도 관심 갖지 않는 그들만의 축제는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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