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원에서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여니
뜨락의 목련
불을 밝히고 서 있다

어머니가
밤새 다녀가셨나 보다
발자국 소리도 없이 오셔서
가지마다
촛불 환하게 켜 놓고
몰래 다녀가셨나 보다

목련이 피는 봄날은
어머니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무릎 베고 누워
가슴 더듬는 나를 보며
머리 쓰다듬어 주시는
어머니 손은 목련 빛이었다

목련이 핀다.
뜨락에 촛불 밝히려
어머니가 또 오시나 보다

청구원: 신석정 시인이 기거하던 집

 

강민숙 전북 부안 백산에서 태어나 백산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숭의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를 했고, 이어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 공부를 했다.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가 34만부 정도 팔려 스터디셀러가 되었고, 이어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와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외에 1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몽골의 울란바터르대학교에서 현대시를 강의했다. 현재는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역사공원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예창작과, 극작과, 영화과, 연출과, 방송영상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각 대학 문창과 입학을 위한 아이클라(icla) 문예창작원을 운영하고 있다(010-421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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