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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 철폐·지역 청년 육성”…장학금제도 개편 ‘열띤 토론’

군민 100여 명과 대학교수 등 참가, 10개 분임 토론
명문대생 무조건 100만 원 지원제도 폐지 ‘한 목소리’
“지역 청년 육성과 고향 정착 돕는 방향” 가닥 잡을 듯

군민들이 장학금제도를 놓고 전문가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며 다양한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등 부안군의 장학사업 개편 행보에 힘을 실었다.
부안군은 지난 달 26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부안예술회관에서 각계각층의 군민 95명이 참여한 가운데 부안군 재)근농인재육성재단(이사장 권익현) 장학사업 개선방안 모색 군민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그동안 재단 측이 매년 10억여 원의 장학금을 집행하면서도 정작 시대 흐름에 따른 질적 변화와 다양한 수혜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대대적인 운영방식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교육청소년과장의 장학재단 운영보고에 이어 전문가 토론과 10개 분임별 토론, 토론결과 발표, 전문가 총평 순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로 초빙된 노상우 전북대교수는 먼저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지칭하는 속칭 SKY대학 입학생들에게 무조건 100만 원씩 지급됐던 제도를 폐지하라고 제안했다. 이 제도는 이미 국가인권위원회가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 행위’라며 폐지를 권고한 사항이기도 하다. 노 교수는 또 성적 향상에 대한 성취 보상제도 도입과 대학에 비진학하는 학생들에 대한 보상체계를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서재복 전주대교수는 “부안의 장학사업은 미래 육성보다는 현재의 학비부담완화에 목적을 두는 복지 성격이 강하므로 (이를 탈피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과 운영방식을 재정립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총론적 제안을 내놨다.
엄창옥 경북대교수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지역에 정착하거나 타 지역에서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 부안지역으로 귀화도록 장학금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역 발전과 연계된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엄 교수는 인구 유입을 위해 다자녀 부모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정책도 제시했다.
이어 10명 내외의 군민이 한 분임으로 구성된 분임별 토론에서는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건의가 쏟아졌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자녀 가구와 장애인 가구 장학금 지원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및 방송통신대학·검정고시 출신자에 대한 지원 ▲국가장학금 수혜여부와 관계없이 일정금액을 균등하게 반값등록금으로 지원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장년층에 대한 지원 확대 ▲진로지도, 고민상담, 자기주도 학습, 학습 동기 부여 활동 지원 ▲학생들에게 우리 지역 바로알기 등 보편적 수혜 형태로 지원 ▲생활비 지원형식의 장학금 지원에서 지역학생 수당·청년수당 지급 형식으로 전환 ▲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에 대해서 전액 지원 등이 제시됐다.
특히 지역 발전과 연계된 아이디어가 쏟아져 호평을 얻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안 소재 기업에 취업 시 축하금 형태의 지원금 지급 ▲농업관련 대학 신규지원과 귀농귀촌에 대한 지원 확대 ▲고등학교 졸업 후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이 지원 ▲비진학 취업‧창업 장학금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 ▲지역 대학 입학 시 장학금 형태의 인센티브 지급 등이 제안됐다. 요컨대 우리 고장의 청년을 육성하고 고교나 대학 졸업 뒤 고향에 정착을 돕는 쪽으로 장학제도를 개편하라는 주문이다.
또한 속칭 명문대 입학생들에게 100만 원씩 일괄 지급됐던 제도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분임에서 폐지하라는 권고가 나와 이번 개편에서 빠지는 게 확실시된다.
이 밖에 ▲단체지원 중 도 단위 1위 이상, 전국단위 3위 이상 지원되고 있는 특기장학금을 전국단위 입상자로 확대 ▲고등학교 2~3학년에 대한 무상교육으로 ‘20년도에 한해 고등학교 1학년에 장학금 지원 ▲기금운영에서 이자로 지원하던 것을 기금자체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임대료, 보증금 등) 대여해 주는 사업 지원 등 소수 의견도 있었다.
반면 시대 흐름과 맞지 않거나 장학사업의 취지를 벗어난 무리한 요구도 일부 나왔다. 구체적으로 ▲명문대 지급 대상 대학을 확대해 지급 ▲등록금 이외 생활비 보전 대책 필요 ▲저소득층 및 희망학생에 한해 국‧영‧수 교과목 학습지도(학원비) 지원 ▲격포·변산·진서지역에서 백산고등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 및 기숙사비 지원 등인데, 최종 입안단계에서 옥석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안된 군민 의견은 오는 10월 중 예산‧법률적 실무 검토와 심화토론 등을 거쳐 근농인재육성재단이사회 의결을 통해 내년도 장학사업에 반영될 예정이다.
권익현 근농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학부모 학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추진해 오고 있는 장학사업이 획일적인 지급기준과 지나친 학벌 우선주의를 두고 개선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토론회의 성과물을 토대로 내년부터는 효율적인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재단으로 발돋움하는 재도약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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