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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공익수당 ‘1년에 가구당 60만원’ 확정
추수가 한창인 부안 들녘

‘전북 농업·농촌 공익적 가치 지원에 관한 조례안’ 도의회 통과
내년부터 시행…3~4월 신청, 11~12월 지역화폐로 지급
재정부담은 도 40% 군 60%…부안군만 총 48억 원 소요
전북도 농민단체 반발 “농민 1인당 120만원 지원” 요구

전북도의 ‘농민공익수당’ 지원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이 확정됐다.
전북도의회는 26일 제36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전북도가 제출한 ‘전북 농업·농촌 공익적 가치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해 표결 끝에 가결했다고 밝혔다. 표결 결과는 찬성 23명, 반대 10명, 기권 1명이었다.
농민공익수당은 전북도가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의 유지와 발전 등을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 이번 조례에는 14개 시·군과 함께 지역에서 영농활동을 하는 모든 농가(10만2000여 가구)에 연간 6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613억 원으로 도가 40%, 각 시군이 60%를 부담한다.
애초 논의과정에서 전북도는 30%만 부담하겠다고 주장한 반면 각 시군은 반반씩 부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결국 양쪽이 한발씩 물러서 4대 6의 비율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도의회는 이번 지원사업이 중앙부처 차원으로 확대되도록 노력함으로써 국가 재정이 투입되도록 유도하고, 도와 시·군의 재정 여건,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해 향후 지급액을 확대할 수 있다는 조문을 조례안에 추가했다.
부안군의 경우, 모두 8000농가에 48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가구당 60만원씩이 원칙이지만, 부부의 경우에는 주민등록이 분리돼 있어도 한 가구로 인식해 지급한다.
시행일정을 보면, 내년 3~4월 경 신청을 받아 11~12월에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안군은 지원금 전액을 지역화폐(부안사랑상품권)로 지급하되, 상품권과 카드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은 “이번 조례에는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자율로 정하도록 돼 있으나, 이는 전북에 아직 지역화폐가 유통되지 않는 지자체가 있기 때문”이라며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모든 시군이 지역화폐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전남의 경우 지역화폐로만 지급하도록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화폐로 지급할 경우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할 전망이다. 현재 관내 부안사랑상품권 가맹점이 1200개소 가량 되는데, 50여억 원의 지원금이 풀릴 경우 1가맹점 당 약 400만 원 정도의 매출 향상 효과가 있다는 게 부안군의 기대 섞인 관측이다.
한편, 전북도 단위 농민단체 등은 “농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조례안 철회를 주장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본회의 전날부터 전북도의회 본회의장 복도에서 농성을 벌여온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단체 회원 30명은 가결 당일에도 조례안 심의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도의회를 찾은 농민들은 도청 구름다리를 통해 의회로 들어가려다 이를 저지하는 도의회 사무처 직원 등과 대치하다 출입구 유리문이 깨지고, 농민 1명과 경찰 5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일부는 의회 3층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이 저지하자 “투신하겠다”며 저항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경찰기동대 등 4개 중대 경력 300명을 동원해 도의회 출입구와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내부 복도 등을 모두 봉쇄하고, 1층 로비에 에어매트를 배치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앞서 농민회와 민중당 전북도당 등은 농민 2만9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자체적으로 주민청구 조례안을 만들어 도의회에 제안하고 수용을 촉구해왔다.
이들이 성안한 조례안은 농민공익수당 지급 대상을 농가가 아닌 농민 1인당으로 하되, 가구당 2명 이상일 경우 지급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액도 전북도 조례안의 2배인 연간 12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 경우 연간 소요예산은 2628억원으로 전북도 조례안보다 4배 이상 증가한다.
이와는 달리 한국농업경영인 전북연합회는 조례 통과 이후 논평을 내고 “진정한 농심은 양적인 것이 아닌 질적인 것에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북도 역시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 7월 삼락농정위원회 차원에서 별도 논의기구를 구성한 이후 수십 차례의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기본계획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례”라면서 “전라북도에서 전국 최초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인 조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자평했다.
현재 부안군에서는 개별적인 증액 요구 등 반발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농민단체 차원에서는 특별한 반발이 없는 상황이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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