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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포 문화의 집에 아동센터 추진, 주민들 “안 돼!”…아이들은 어디로

공용 재산인 줄포 문화의 집을 ‘마을 소유’라고 주장
주민들 “행정이 직접 관리하면 집회 열겠다” 으름장
심의위 "아동센터 적합하나 주민 의견수렴 부족" 보류
눈치 보기에 급급한 행정, 선출직의 한계도 드러내

줄포에 있는 줄포 문화의집 운영을 둘러싸고 행정과 주민 간 마찰음이 커지고 있다. 이익이나 권리만을 따진 마을의 집단행동으로 지역아동센터라는 공공 목적의 사용 계획이 표류하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더불어 주민들 눈치 보기에 급급해 갈팡질팡 원칙이 흔들리는 행정의 자세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강단 있게 원칙을 고수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줄포면소재지 입구에서 줄포 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 위치한 2층 규모의 줄포 문화의 집은 마을주민의 문화 휴식 공간 및 부안생태공원과 연계한 주민소득증대를 목적으로 지난 2010년 건축됐다. 1층은 대회의실과 독서실, 다용도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2층은 세미나실과 휴게실로 이뤄졌다.
이 문화의 집은 건축 당시 줄포 서빈마을회에서 운영관리를 맡았다. 하지만 임대료와 전기세 등 관리비가 연체되면서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개인에게 임대를 주거나 소방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숙박시설로 이용되는 등 공용재산의 목적과 취지와 맞지 않게 이용되어 지난 2014년 폐쇄 조치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후 공실로 운영되다가 줄포면사무소 사옥 신축 공사가 진행됐던 지난 2016년부터 작년 말까지 임시청사로 사용됐다. 신축 후 다시 공실이 되자 지역 군 의원과 줄포면장, 사회단체장 등은 간담회를 갖고 문화의집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탓에 지난 6월 작은도서관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부안군은 활용에 앞서 이곳이 당초 줄포 서빈마을에서 운영해 왔던 점을 감안해 마을 자체에서 별도의 운영계획이 있는지를 묻고, 계획이 있다면 계획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기일이 지나도록 의견이 제출되지 않았고 사실상 막대한 관리비를 부담할 사업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판단해 지난 7월 2일 부안군이 직접 운영할 방침임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통보에 돌아온 답은 서빈마을 주민들의 집단행동이었다. 서빈마을은 “군에서 직접 운영 관리할 경우 집회 신고, 농성 및 행정심판을 실시하겠다”며 “한 번 더 운영할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다시 사용하겠다는 것이야 계획만 타당하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직접 운영 시 집회를 벌이겠다는 마을의 협박성 주장에 부안군은 이 건물이 누구의 것도 아닌 공용재산이고 관리주체는 행정임을 밝히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부안군은 공용재산의 적극 활용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지난 7월 4일 공공목적 및 지역아동센터, 소외계층 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줄포문화의집 운영지원 사업신청 공고를 내면서 새로운 사업운영자를 찾아 나섰다.
이 공고에 따라 한 지역아동센터가 사업 신청을 했고 앞서 선정된 작은 도서관과 연계하고  그간 자녀를 둔 줄포 주민들로부터 줄기차게 요구돼왔던 아동센터 운영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한 사용이 가능한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기 위한 공유재산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은 원칙 보다는 주민 의견수렴 미흡이라는 이유로 보류시키면서 사업 추진이 무산됐다. 결국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이 같은 결정을 만들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당시 사업을 신청한 지역아동센터는 장소 등의 문제로 이전이 시급했고 마땅한 장소가 없을 경우 폐업을 앞두고 있었기에 문화의 집이 절실했다.
부안군 교육청소년과도 줄포 지역을 두루 돌며 지역아동센터 운영 주체를 찾아 나섰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상태였고 부득이 안 될 경우 센터를 다니는 아이들을 귀가조치 하거나 가까운 운호 지역아동센터로 보내겠다는 계획도 마련해 둔 상태였기에 문화의 집은 꼭 필요한 곳이었다.
하지만 사업은 보류됐고 부안군은 지난 8월에 재차 문화의집 활용방안을 찾는 회의를 열면서 주민의견도 수렴하고 이해를 구하고자 나섰다. 하지만 이때 서빈마을은 ‘줄포 문화의집은 마을 소유’라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마을 소유기 때문에 운영주체도 마을이고 누구에게 운영권을 줄 것인지도 오로지 마을 권한이라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부안군 소유의 땅위에 군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건물을 단순히 마을 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마을주민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건립했다는 이유만으로 운영권을 넘어 소유권 자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주장과 함께 펜션 등으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운영계획서도 제출됐다. 하지만 부안군은 공용재산을 펜션 등 숙박시설로 이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대료나 전기세, 관리비 등 년 500만원을 넘는 비용을 납부할 수 있을 만한 사업계획이 아니라고 결정해 이를 반려 통보했다. 그럼에도 마을은 또다시 공용재산의 취지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서를 오는 10월 4일까지 제출하겠다고 연장하면서 문화의 집은 수개월째 공실로 방치되는 신세를 맞게 됐다.
이같이 납득이 어려운 소유와 운영의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지역아동센터는 결국 폐업을 신청했고 올해 12월부터 갈 곳을 잃게 되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지난 25일 부안군청을 찾아 문화의 집을 아동센터로 이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 부모는 “서빈마을 동네 분을 만나 아동센터로 이용될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지만 아이들 문제는 전혀 관심이 없더라”며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부안군에 따르면 줄포지역에는 한부모 가정을 비롯해 저소득 가정까지 지역아동센터를 필요로 하는 아동이 49명에 이른다. 줄포지역이 어느 곳 못지않게 지역아동센타가 필요한 곳이라는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을 증명하는 수치다.
서빈마을을 대표하는 주민 송 아무개 씨는 “줄포에 아이들이 얼마 없고 있어도 다른 곳에 다 보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경로당이나 체험시설 등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 찾아 취지에 맞는 계획서를 조만간 제출한 것”임을 밝혔다.
부안군 담당자는 “다음 주까지 들어오는 계획서가 공공목적에 부합한지를 따지고 임대료와 관리비를 납부할 만한 계획인지를 정확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을만 따로 사업계획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해 주는 것 자체가 마을 눈치 보기고 표를 의식한 선출직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다시 공고를 내고 접수를 받아 접수된 모든 사업을 평등한 위치에 놓고 비교 검토해 타당성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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