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1번 지역은 터미널 잼버스어울림센터, 2번 지역은 배낭족 플랫폼 및 청년 점포, 3번 지역은 부안영화제작소.

20일 의원간담회에 170억 공유재산 관리계획 보고돼
시외터미널 부지 및 주변상가 매수해 건물 신축 91억
제일청과 자리에 게스트하우스·청년점포 신축에 51억
부안프라자 1개 층 구입해 부안영화제작소 설치 22억

‘지역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조차 안 된 계획’이라는 전문가의 혹평을 받은 도지재생 전략계획에 이어 ‘주민들 의견은 하나도 반영이 안 된 것 같다’라는 주민들의 지적을 받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이 지난달 국토부에 신청, 접수됐다.
9월 중순으로 예정된 최종 선정 결과도 나오기 전인 지난 20일 사업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부안군의회 의원간담회에 보고되면서 행정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73억 원 어치의 토지와 12억 원의 건물을 사서 그 자리에 67억 원의 건물을 신축하고 영업보상비로 4억원, 리모델링비로 13억7000만원을 지출하겠다는 총 170억짜리(군비 50억) 부동산 계획이 의원들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 사업은 투어플랫폼과 먹거리 테마존, 영화산업화라는 3개의 대분류로 나뉘고 ‘잼버스어울림센터’를 포함한 7개 사업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이 중 부안군이 재산으로 취득하겠다는 계획은 시외버스터미널과 제일청과, 부안프라자가 해당된다.
지금의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을 비롯한 주변 상가 건물을 2억 6천여만 원에 매입하고, 터미널 부지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410여 평의 토지를 평당 950만원 꼴인 39억에 구입해 건물을 헐고 50억짜리 ‘잼(fun)버스 어울림센터’를 짓겠다는 것이 가장 큰 계획이다. 언뜻 계산해도 90억 원을 넘는다.
이 센터는 4층 건물로서 1층은 상생협력상가로 이뤄져 철거되는 기존상가들이 입점될 예정이다. 2층부터 4층과 옥상까지는 잼버리센터 또는 청소년 놀이터 등으로 이용된다. 주된 시설은 동아리방, 보드게임 및 만화 카페 방, 영상실, 스쿼시, 탁구장, 공연 연습장, 실내 암벽장, 야외공연장이다. 그럴싸한 계획이지만 부안군이 건립중인 청소년 센터와 많은 부분이 중복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 업체가 운영 중인 터미널을 새로 만들어 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부안군은 시외버스터미널 측이 따로 매표소를 만들 계획이라 터미널과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부안군이 산 토지가 터미널 입구를 막는 형국이라 결국 터미널 측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더불어 기존 상가들도 그대로 다시 입점하면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컨텐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터미널 주변 환경개선 차원에서 필요한 사업이라는 주장이 일부 있지만 그간 무허가 건물의 상인들 눈치만 보면서 환경개선이 미뤄져 왔던 것이지 하려고 맘먹으면 할 수 있었던 것이고, 개선하는데 1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많아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이어 지금의 제일청과 자리는 모두 부안군이 매입한다. 350여 평으로 토지매입비만 33억여 원이 들어가며 헐어야 할 건물을 매입하는데 7050만원이 소요된다. 조금 모자라는 평당 1000만원 꼴이다.
이 비싼 땅에 들어서는 것은 배낭 여행자를 위한 배낭족 플랫폼과 이들을 위한 20호실의 게스트 하우스, 예술가 등이 창업할 수 있는 6개소의 청년점포다. 신축비만 17억 1600만 원이 소요된다. 모두 더하면 투입되는 사업비는 51억 원에 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 사거리도 장사가 시원치 않은 판에 구석진 이곳에 단골 고객도 하나 없는 청년들이 점포 운영에 뛰어드는 것은 사업비만 탕진할 것이라고 인근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더군다나 전주나 군산 등 타 지자체에서도 전반적으로 실패한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는 청년점포가 도시재생사업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특생 없이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변산이나 격포도 아닌 부안읍 시장 입구에 배낭족 게스트하우스는 생뚱맞아도 너무 쌩뚱맞다. 운영비는 고사하고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전반적인데다 사업 진행 중에는 보조금으로 운영이 될지는 몰라도 그 이후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음은 부안프라자다. 부안군은 부안프라자 1개 층 전체를 9억여 원에 구입해 13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부안영화제작소를 만들겠다고 계획했다. 이 제작소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부안영상테마파크 등 부안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다. 일반 군민은 쓰지도 못하는 곳에 총 22억 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영상편집실이나 회의실, 작업실, 숙박 공간 등이 꾸려져 있어 영화를 찍고 서울 등 별도의 사무실로 가지 말고 여기에서 작업을 하도록 유도 한다는 계획이다.
따지면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있어야만 사용이 될 것이고 촬영이 없다면 놀고 있는 곳이 된다. 더군다나 얼마나 많은 영화인이 부안을 찾고 몇 번이나 사용될지도 모르는 데도 막대한 세금을 써가며 영화제작소를 설치하는 것은 세금낭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1인 방송이 가능한 유튜브 제작실이나 군민들 위주의 영상모임을 위한 동아리 룸 형태로 변경되거나, 4층 규모의 익산 공공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이 단순 제작소가 아닌 영상 전반을 다루는 공공미디어센터가 세워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시대 흐름에도 맞다는 게 영화인들의 전언이다.
전체적으로 무엇을 재생하겠다는 것인지 방향성이 모호하고, 수십 년간 부안에 살아온 사람들의 의견보다는 돈 받고 몇 달 조사해서 계획을 내놓은 행정편의적인 용역사의 아이디어만이 난무하다보니 결국 이들의 생각에 향후 부안의 미래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부안군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며 많은 국비가 보조되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75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군비가 들어가고 한번 망친 도시재생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금 늦더라도 개념 정립부터 한 뒤 군민의 의견을 폭 넓게 듣고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부안만의 계획을 수립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보편적인 군민 정서다. 일각에서는 그간 국비가 보조된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행해진 사업들이 운영비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군비를 축내고 있는 만큼 이 사업 또한 다수의 건축물이 이렇다 할 이익창출 계획이 없음을 지적하며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사업을 전면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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