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사업 중단, 4공구 방조제 개방 요구“피해주민, 새만금 사업결정 참여해야”

새만금 방조제 안팎의 어민 1천여명이 방조제 공사 중단과 4공구 해수유통을 요구하는 상경집회를 가졌다. 새만금 연안 어민들이 독자적인 집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들은 이 자리에서 새만금 연안 전지역과 방조제 밖의 어민들을 총망라한 ‘새만금연안피해주민대책협의회’를 발족키로 하고 준비위원회 구성에 들어갔다. 당초 500명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참가 어민이 이처럼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부안, 김제, 군산 등 새만금 연안 어민 1천여명은 지난 10월2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갖고 ‘피해어민 대표자 삭발식’에 이어 ‘새만금연안 피해주민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서 피해 어민들은 “절망의 기로에 서서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서울에 올라왔다”며 “그동안 받아왔던 고통과 피눈물을 전국민에게 알리고 정부에 간척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4년간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전라북도 도민들을 잘 살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1년 생계비에도 미치지 않는 보상금 몇푼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며 “바지락, 동죽이 사라지고 방조제 밖에서조차 전어와 쭈꾸미 등 생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방조제로 인해 성황을 누렸던 포구마다 그 기능을 잃어버려 유령도시처럼 폐촌이 됐다”며 “방조제 밖인 위도, 격포, 공소, 서천 등의 어장들도 함께 황폐화돼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외쳤다.
또 “농지조성 목적으로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던 정부가 최근에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전라북도는 540홀 골프장 건설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갯벌이 타당성도 없고 단지 정치인들과 몇몇 기득권자들의 정치적 야욕에 희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남겨져 있는 방조제 2공구 2.7km 터진 구간과 지난해 급하게 막은 4공구를 다시 터서 교량을 연결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갯벌과 바다는 살아날 것”이라며 “어민들도 바다와 갯벌을 지키며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이와 함께 “피해실태를 엄밀히 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라”며 “생존권을 보장하고 새만금 사업에 지역어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어민들은 집회를 계기로 여러지역 대표자들과 논의를 거쳐 ‘새만금연안 피해주민 대표자 협의회’를 구성하고 새만금 사업 중단을 위해 더욱 가열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북민중연대회의도 지지성명을 발표하고 “전북도청과 강현욱 지사의 도정 운영방식은 새만금 지역의 피해 주민들을 배제하고 있다”며 “새만금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한계희 기자 ghh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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