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왼쪽부터 민주당의 김춘진 부안김제지역위원장, 문철상 전 신협중앙회장, 유대희변호사, 이원택 전북도 정무부지사, 바른미래당 김경민 부안김제지역위원장,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 (정당의석순·가나다순)

연동형비례대표제·북미회담 등 다양한 변수로 출렁일 듯
현역 김종회에 민주당 김춘진·이원택·문철상·유대희 도전장
3선 관록 김춘진 vs 젊은 피 이원택의 맞대결 ‘관심 집중’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불과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안·김제 선거구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국회의원 입지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총선은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선거제도 개편 문제부터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내분 상황, 그리고 북미대화 일정과 일본의 경제보복 장기화 여부 등 외부요인까지 겹쳐 말 그대로 안개 속 판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부안·김제 지역구가 쪼개져 정읍·고창과 한 선거구가 되거나, 고창을 더해 부안·김제·고창 선거구가 될 가능성도 낮은 확률이지만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입지자들로서는 선거 직전 낯선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상황에 던져질 수도 있다. 또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평화당과 바미당의 내홍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종전선언이나 남북경협 등이 가시화될 경우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며 총선판을 뒤흔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정부여당의 지지율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 갈등 지속 여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처럼 안팎의 다양한 간섭요인이 진화하는 와중에 부안·김제 지역구에서는 현역인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53)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춘진 지역위원장(66)을 비롯해 전북도청 이원택 정무부지사(49)와 문철상 전 신협 중앙회장(68), 유대희 변호사(64)의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 쪽에서 심보균 전 행정안전부 차관(58)과 라승용 전 농촌진흥청장(61)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최근 들어 외부활동이 뜸하거나 사석에서 불출마를 시사하는 등 대체로 뜻을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경민 지역위원장(64)이 거론되고 있고, 정의당과 자유한국당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후보군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먼저 김종회 의원은 지난 달 김제 지역 700여 개 경로당을 거의 빠짐없이 방문해 주민들의 민원을 청취한 데 이어, 8월 들어서는 부안 지역을 누비며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신인 정치인이라는 불안감 속에서 출발한 김 의원이 지난 3년여 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나름 안정감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업 관련 법안을 활발하게 발의하는 등 농민들 입장을 대변하는데 앞장 선 점도 점수를 얻고 있다.
다만 유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고령층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반면 젊은 세대로부터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점, 지역구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중앙의 큰 정치무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지지율 1~2%대의 평화당 당적이 그에게는 두고두고 족쇄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평화당 비당권파가 이끌고 있는 대안정치연대의 안착 여부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무소속 출마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지난 총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우선 김춘진 위원장이 대항마로 꼽힌다. 지난 총선에서 김종회 후보에게 석패한 바 있는 김 위원장은 현재 김제 하동에 아파트를 얻어 상주하면서 김제 지역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 20대 총선에 비해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갔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여기에 3선을 거치면서 다져놓은 부안의 조직까지 가동되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젊은 인재 영입을 독려하면서 3선 이상 현역 의원들조차 용퇴를 종용하는 마당에 원외 위원장의 4선 도전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최대 난관으로 지목된다. 특히 3선 관록이라는 ‘훈장’이 정작 부안에서는 그 동안의 공과에 대한 논란과 함께 피로감을 호소하는 민심도 없지 않아 4선 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하진 지사의 전주시장 시절부터 비서실장을 역임해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원택 정무부지사는 김제 지역에서 이른바 ‘젊은 피’로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는데다, 지난 해 청와대 행정관을 거치는 등 정치인으로서의 스펙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춘진 후보 측의 거센 공격을 받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송 지사의 후광이 더해질 경우 신인임에도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안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었던 탓에 인지도가 낮은데다 그의 노선과 철학도 알려진 바가 없어 바닥 민심은 대체로 관망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전주시의원 시절 임기 도중 송하진 시장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전력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결국 이 부지사로서는 향후 얼마나 얼굴을 알리느냐가 관건인데, 김 위원장에 비해 인지도는 물론 조직의 열세로 공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 달 말 끝난 민주당 권리당원 모집에서 가장 많은 당원을 확보했다는 설이 지역정가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어 민주당 경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철상 전 신협 중앙회장도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거나 현수막을 내거는 등 이름 알리기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지난 달 12일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때는 금융계 인사들의 화환이 답지하고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는 등 일단 세 과시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시대상황에 맞춰 협동조합운동을 주창하는 등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문 전 회장 역시 인지도가 낮은데다 이렇다 할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점, 또 초선으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 등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기에는 다소 역부족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김제시장으로 출마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유대희 변호사도 지역 행사 등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비치며 주민들과의 스킨쉽에 주력하고 있다. 전북도의원을 지내고 TV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이 있는데다 특유의 친화력까지 갖춰 김제 지역에서는 나름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인물론 측면에서 호감도가 상당히 높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그 역시 부안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당선권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부안에 좀 더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안군수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경민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점쳐진다. 최근에는 김제를 무시로 드나들며 김제초를 졸업한 인연을 강조하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해 말 손학규 대표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며 단식을 할 때 전주역에서 동조 단식을 하는 등 손 대표를 지지해온 당권파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대안정치연대의 향방에 따라 정치적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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