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군 대장 김기병

동학은 꽃이었다
역사의 나뭇가지 위에 피어난
지지 않는 꽃이었다
백년을 두고
마침내 피어올린 조선의 꽃이었다
기우는 나라를 세우는데
농민이면 어떠고
상민이면 어떠하리
일본을 몰아내고
나라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괭이, 호미 내던지고
죽창 쥐고 농민들 울부짖었어라
환갑 넘은 나이에
어둠을 틈타
변산 해창의 무기고 털어
부안 관아를 손에 넣었어라
어찌 생각이나 하였을까
한양으로 가는 길목에서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대패할 것을
동학의 꽃잎들 한꺼번에
떨어지고 흩어지게 될 줄을
일본군 앞잡이에 붙잡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우제 선생이시여
다시 동학의 꽃으로 피어난
당신은
백년을 두고 피는 꽃이어라.

김기병(金基炳) 전북 부안군 상서면 내동 출생으로 부안에서 농민군대장으로 활동하다 1895년 2월 1일 붙잡혀 65세의 나이에 총살됨.

강민숙 전북 부안 백산에서 태어나 백산초등학교와 졸업하고, 숭의대 문예창작과를 거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공부를 했고, 이어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 공부를 했다.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가 34만부 정도 팔려 스터디셀러가 되었고, 이어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와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외에 1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몽골의 울란바터르대학교에서 현대시를 강의했고, 현재는 문예창작과, 극작과, 영화과, 연출과, 방송영상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각 대학 문창과 입학을 위한 아이클라(icla) 문예창작원을 운영하고 있다(010-421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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