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도로 줄여 화단·주차장 조성 계획...주민들 “농기계 어떻게 드나드나” 반발

계화면 창북리의 계화면 사무소 앞 도로가 크게 바뀐다. 군은 왕복 4차선인 도로를 2차선으로 줄이고 대신 화단과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주민들은 농사일이 시작되면 통행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부안군은 계화면사무소에서 ‘계화 창북지구 아름다운 거리조성공사 실시설계’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아름다운 거리조성공사’를 통해 계화면사무소 앞을 지나는 왕복 4차선도로를 개발해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관광부안의 이미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공사구간은 화상교에서부터 선일도정공장 부근까지 1.4km 구간이고 올해에는 925m를 조성하겠다며 예산 10억1천만원 가량을 확보해 놓았다.

심문식 환경도시과장은 “창북리는 1977년 도시계획을 한 뒤에 계속 방치돼 왔다”며 “도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어 관광객에 볼거리를 주면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 폭을 줄이고 화단으로 중앙분리대를 만드는 방안과 1개 차선을 줄여 주차장과 녹지로 만드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과장은 “관문주유소에서 계화도까지 4차선이 뚫릴 경우 창북은 통과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차선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차량 흐름을 줄이면 사고도 줄이고 소득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주민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계화면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라는 주장이다. 한 주민은 “농사철에는 농기구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2차선으로 좁히면 어떻게 통행하겠느냐”며 “농사 짓는데 오히려 불편하게 계획을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 역시 “도로를 좁히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이번 계획에는 농업이나 관광객 흐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도폭과 녹지를 좁혀서라도 도로폭을 넉넉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각에서는 관광차 등 대형차가 주차할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예 “길만 좋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농산물 판매장 같은 시설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안군은 이같은 설명회 내용을 토대로 2월 안에 설계용역을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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