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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힘으로 꽃 피운 10년’…스무 번째 「부안이야기」 독자 곁으로

이번 호 특집은 ‘자신의 살점을 다 떼어 준’ 계화면 편
신 이사장 “더 좋은 책을 내겠다는 심지 하나로……” 다짐

‘부안 땅 부안 사람 이야기’에 오롯이 천착해 온 격계간지 ‘부안 이야기’가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으며 통권 20호(2019년 여름호)를 출산했다.
(사)부안이야기 신영근 이사장은 책머리에 창간 10년의 소회를 담은 칼럼 ‘야생의 힘으로 꽃피울 「부안이야기」’에서 “부안이야기를 몇 호까지 내야 하나요?”라고 자문하고는 “우리는 이런 질문에는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더 좋은 책을 내겠다는 심지 하나로 앞만 보며 가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해 봅니다”라고 자답한다. 「부안이야기」가 앞으로도 한결 같을 거라는 그이 식의 예언이 여름과 겨울 책을 기다리는 많은 독자를 안심케 한다. 그는 특히 고인이 된 부안여중고 김석성 이사장과 동진면 출신 소설가 최기인 선생을 회고하며 “저희들을 지켜봐 주십시오. 따뜻한 미소 기억할게요”라면서 그들이 생전에 고향 땅과 사람을 위해 매진했던 활동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두 번째 글 ‘「부안이야기」와 맺은 인연, 10년’은 전라북도 문화관광해설사인 박옥희 씨의 특별기고이다. 그는 2011년 통권 제5호를 펴낸 날 변산의 변산바람꽃 펜션에서 열린 ‘부안이야기의 밤, 작은 음악회’를 회상하면서 “눈 내리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변산바람꽃에서 이런 저런 인연을 맺고 돌아오는 길, 사선으로 휘날리는 눈발에 스멀스멀 일어나던 멀미도 그 즐거운 기분을 방해하지는 못했다”라고 기억했다.
이번 호 특집은 ‘계화면’이다.
부안역사문화연구소 정재철 연구원은 ‘‘육지 속의 섬’ 계화도의 기억’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살점을 다 떼어 준” 계화도의 지난날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조망한다. 1979년 당시 막 고교를 졸업한 김영길 씨가 기원전 3000~2000년 전의 신석기시대 석기와 토기를 발굴한 이야기부터 1912년 간재 전우 선생이 계화도 양지말에 터를 잡고 제자를 양성한 이야기, 섬진강 수몰민 2천여 가구가 계화도로 이주해 열악한 삶을 꾸려야 했던 이야기, 심지어 1933년 계화도 소년 16명이 조난을 당했다가 지나가는 상선에 구조된 이야기까지, 시간을 거슬러 계화의 산과 뻘에 묻혀있던 갖가지 사연을 건져 올린다. 그리고 그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시작할 당시의 주장은 쌀이 부족하니 바다라도 메워서 농사를 짓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사 시작한 지 30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쌀 한 톨 나오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쌀이 남아도니 골프장으로, 카지노로, 태양광 지역으로, 비행장으로 바뀌는 명목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계화도 사람들의 맘은 숯검댕이가 된다”며 안타까운 속내를 내비쳤다.
부안 각 지역의 지명에 가견이 있는 부안생태문화활력소 허철희 대표는 이번에도 ‘계화면의 땅 이름’을 통해 ‘무지터’ ‘중리나루’ ‘뙤창리’ ‘막바우’ 등 정겨운 이름들을 소개한다.
김형미 시인은 계화 사람 김영섭 씨를 만난 뒤, ‘행동하는 삶의 무게가 계화의 갯바람을 누르니’라는 글을 통해 한 이주민의 삶 속에 투영된 계화도의 ‘녹록치 않은 역사’를 조망한다. 그는 김영섭 씨가 부안군농민회 회장을 맡아 수세 투쟁과 수입농산물 저지투쟁을 벌였던 1990년대 초를 “선생의 인생에 있어, 나아가서는 이 땅의 역사의 흐름에 있어 어느 것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시절”이었고 “한 사람 한 사람 기억에 남는 동지들이 있고, 목숨을 내걸고 살았던 치열한 시대”였다며, “행동하는 삶을 놓지 않고 있는 선생의 무게가 계화에 부는 갯바람을 지그시 눌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글을 맺는다.
김우대 전 전주한돌초등학교 교장은 ‘꿈속에서도 그리운 내 고향 계화도’라는 글에서 “계화산은 주변의 갯벌과 바다를 지키며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을 거두고 품어준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산이다. 한때 이 아름다운 계화산을 헐어가려고 개발업자들이 갖은 방법으로 주민들을 꾀고 산주들을 유혹했었다”라며 새만금 해수유통을 통해 갯벌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수경 창북초등학교 교사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창북초등학교’에서 ‘다 함께 모인다’라는 뜻을 가진 ‘다모임’을 소개한다. 전교생 47명 누구든지 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소통하는 자리로, 아이들 스스로 생활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 학교에 요청하는 의견을 내기도 한단다.

계화도 갯벌의 변화. 1999년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이전
계화도 갯벌의 변화. 2014년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이후

 ‘이슈와 현장’ 코너에서는 유재흠 부안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이 ‘부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 그늘 속 진실을 기록하다’라는 글을 통해 소녀상 건립과정을 소개한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잊지 않고자 하는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뿐 만이 아니라 우리 근대사에서 그늘 속에 가려져 있던 진실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뉴스서천 허정균 대표는 ‘새만금간척사업과 칠산어장의 변화’에서 일본의 이사하야 간척사업이 벌어졌던 아리아케 해와 새만금을 비교한다. 허 대표는 “새만금방조제는 육지에서 흘러온 영양염류를 바다로 배출하지 못해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방조제 밖은 어패류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를 강으로부터 공급받지 못해 바다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바닷물이 밀물 때 만경강과 동진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썰물 때 후퇴하며 생기는 급한 조류가 사라짐으로써 진펄이 연안 해저에 쌓이고 있으며 연안 갯벌은 더 이상 어류의 산란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 김인숙 초빙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시대, 플랫폼으로 열어가는 부안의 미래’라는 기고를 통해 4차 산업의 발전 동향을 개괄하면서, “부안사람들이 합의해서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많아질 때”가 부안이 살아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창한다. 그는 “더 이상 ‘부안사람들을 위해서’라는 정책은 사라져야 한다. 이제는 부안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정책이 설계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다’는 주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한다.
이밖에 ‘몽유도원도’ 코너에는 주산초등학교 김영주 교감의 ‘사라진 석포국민학교의 추억’과 심고정 임기태 이사의 ‘심고정에서 활시위를 당기면’이, ‘부안실록’ 코너에는 부안군청 동학TF팀 박대길 전문위원의 ‘부안의 동학농민혁명, 얼마나 아시나요?’와 임실군청 김철배 학예사의 ‘무궁한 지역사의 보고 「홍재일기」, 탈초를 마치다’가 실렸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99년 새만금방조제 끝막이 이전 사진과 2014년 끝막이 이후 사진을 비교한 ‘계화도 갯벌의 기억’이라든가, 지금은 사라진 일명 ‘아사리’라고 불렸던 계화도 조개가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만 전역에 퍼지고 있다는 소식, 부안 출신 김형태 화가의 그림 ‘어선’ 등을 사이사이에 배치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안이야기」는 비매품으로 주요 배부처에서 받아 볼 수 있다. 문의·후원 063)584-1875(간사 이추경)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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