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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읍면 주민자치위원 15명→20명 증원, 무늬만 ‘주민자치’ 오명 벗을까
지난해 한 면의 주민자치센터가 개설한 건강교실에서 어르신들이 강좌를 듣고 있다.

위원 수 15~20명으로 늘리고 교육비 등 예산 지원
“그 사람이 그 사람…회의 내용도 대동소이” 비판
주민들이 지역현안에 무관심해 겸직 ‘불가피’ 주장도

부안군이 각 읍면 주민자치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위원 수를 늘리고 워크샵 등 교육경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으나, 부안군의회를 중심으로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안군은 지난 달 31일 부안군의회에 ‘부안군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출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위원 수를 기존 15명에서 20명으로 늘리고, 위원들의 역량 강화와 자긍심 고취를 위해 교육·워크샵 경비를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10일 열린 부안군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이장단이나 사회단체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인 ‘주민자치’ 기능에는 미흡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정기 의원은 “자치위원회가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이 돼야 하는데 현재 지역의 각종 단체장을 맡고 있는 분들이 위원으로 참석해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회의도 분기별로 1~3회 정도 열리는데 지역 현안보다는 프로그램 운영이나 마실축제 지원 등 특별한 내용이 없다. 다양한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올해 각 읍면마다 1~3회 가량 회의를 개최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주민자치위원 위촉 및 운영계획 심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 방안 및 강사 선임 ▲마실축제, 면민의 날 행사 지원 ▲선진지 견학 및 자매결연 도시 방문 계획 등 대동소이했다. 지역 현안을 의제로 진지한 토론과 주민 의견 수렴을 한 위원회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문찬기 의원 역시 “주민자치위원회는 김대중 정부 때 면을 없애고 주민자치를 활성화시켜 면 역할을 맡기기 위해 생겼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치위원회는 각 면에서 일어나는 현안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위원들의 수준이 향상돼야 하는데 각종 단체의 장이라고 해서 나눠 먹기식으로 맡다보니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문 의원은 이어 “위원회가 겨우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이나 선정하고 일부 위원은 지역을 분열시키는 행태도 보이고 있는데, 위원들 임기가 만료되고 새로 구성할 때는 여성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각 읍면 주민자치위원회 실태를 보면 변산면만 위원이 13명이고 다른 지역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제16조(기능)에는 ▲자치센터의 시설 등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주민의 문화·복지·편익증진에 관한 사항 ▲주민의 자치활동 강화에 관한 사항 ▲지역공동체 형성에 관한 사항 등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하도록 돼 있어 이장협의회나 사회단체협의회와는 역할이나 기능이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각 읍면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앞서 문 의원의 지적처럼 주로 이장협의회장을 비롯해 사회단체협의회, 새마을지도자, 자율방범대장, 의용소방대장, 부녀회나 적십자봉사회 등 각종 여성단체장이 겸직을 하다 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문숙자 교육청소년과장은 “(다양한 주민이 참여하도록) 일부 강제하겠다”는 답변을 내놔 향후 운영에 변화를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장은아 의원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중에 시대 흐름에 따라 주민의 선호도가 높은 게 있고 또 인기가 식기도 하는데,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 선정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부안읍민들은 ‘난타’나 ‘스피치’ 같은 강좌를 요구하는데 개설이 안 돼 상서면이나 다른 지역에 가서 듣기도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연식 의원은 “위원 수를 (조례가 개정돼 20명으로 늘어나도) 20명을 꼭 채우라는 법은 없으니 15명 선에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 자치위원회가 내실 있는 운영이 되도록 읍면에만 맡기지 말고 군에서 총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부안군의회가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것과는 달리 일선 면 지역 현장의 목소리는 온도차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자치위원으로 들어와야 행정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지역민의 참여율도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농촌지역 특성상 연로한 분들이 많고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일반 주민들은 지역 현안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여율이 매우 저조한 실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다.
심지어 자치위원들이 회의 때마다 7만원씩 지급되는 수당을 모아 면민의 날 행사에 찬조도 하고 일부 면에서는 장학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어,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위원 구성이 그리 큰 문제라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례에서 규정한 주민자치위원회의 설립 취지와 현실적인 한계 사이에서 ‘주민자치’라는 대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참고로 주민자치위원회는 2011년 25명이었던 것을 2012년부터 위원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15명으로 축소해 운영해 왔다.
전북의 다른 지자체 상황을 보면, 군산이 30명 이내, 나머지 시군은 모두 25명 이내로 규정하고 있고 실제 위원 수도 20명~25명 선이다. 15명 이내인 곳은 부안뿐이다.
워크샵 등 교육경비를 지원하도록 조례에 규정된 지자체는 전주, 익산, 진안, 임실, 4곳이다. 

우병길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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