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행정 자치행정
수억 들인 마실길 데크, 수천만 원 들여 철거한다

내륙 마실길, 온갖 ‘길’ 만들 때 조성해 결국 폐쇄
유유제 데크길, 붕괴위험 있어 6800만원 들여 철거
하다만 철거공사, 주의 현수막도 안내표시판도 없어

부안군이 6800여만 원을 들여 변산면 마포리에 조성된 마실길 내 데크 시설을 철거 중인 것이 드러나면서 무분별한 사업추진에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더군다나 철거 이유와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철거중인 시설물이 설치된 마실길은 변산면 성천에서 마포삼거리, 유유저수지를 지나 누에타운, 금구원조각공원을 거쳐 격포항으로 이어지는 총 10km,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길이다.
이 길은 2012년에 조성되었으며 당시 13코스로 지정되었다가 3-2코스로 재 분류된 ‘여인의 실크로드’라는 이름의 내륙형 마실길이다.
부안군민들 조차 생소한 이 길은 바닷가의 절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해변형 마실길에 비해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했고 행정의 관리도 소홀해 지면서 사실상 폐쇄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를 두고 전국 각 지자체에서 올레길이네 둘레길이네 온갖 이름의 ‘길’이 우후죽순 만들어 지던 시기에 부안군 또한 시류에 편승해 마실길에 대한 방향이나 이용률에 대한 고민 없이 성과 위주의 보여주기식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결국 막대한 돈을 들여 조성한 길이 채 7년을 못 넘기고 유명무실해지고 또 다시 수천만 원을 들여 폐쇄하는 이중의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난이 따른다.
문제의 철거 시설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유유저수지 수변에 조성된 일명 데크 길이라는 시설물이다.

이 데크는 저수지 초입에서부터 누에타운까지 이어지는 약 400여 미터 수변에 설치되어 있다.
저수지를 바라보며 걷기 좋은 길일뿐만 아니라 마실길로서 이용도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잠시 들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책을 겸한 조망 시설로써 손색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제대로 이용 한번 못 해보고 철거되는 이유가 이용객이 없는 등 마실길 자체의 기능 저하가 아닌 데크의 붕괴 위험 증가라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안군 담당자는 “유유저수지의 관리처는 농어촌공사로서 부족한 농업용수의 확보를 위해 저수지의 수위를 당초 데크 설치시보다 1~2미터 가량 높이면서 데크를 받치는 콘크리트 기반물이 침수되었고 지반 또한 약해져 붕괴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에 침수 가능성이나 수위 조절계획만 검토해 시공했더라면 철거까지 가지는 않았을 시설물이었던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농어촌공사 소유의 저수지 물가에 데크 길을 설치하려했다면 공사와 협의를 했을 것이기에 몇 년 후 수위를 높인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고 만약 몰랐다면 농어촌공사나 부안군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며 “알고도 그랬는지 또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비책 없이 공사를 추진했는지 따져 볼 일이다”라며 무책임한 행정자세를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고 철거 공사 진행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철거를 하기로 결정했으면 신속하게 철거를 했어야 함에도 작년부터 진행해 아직까지 철거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데크 구조물들은 원래 이런 상태였는지 가름이 안 갈 정도로 녹이 난 채로 흉물로 변해 있고 날카롭게 잘린 철골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등 사고의 위험이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 한 장 걸려있지 않은 채 언제까지 철거한다는 표식도 없이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어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난이 더해지고 있다.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한 낚시인은 “데크를 철거 하려고 하는 것인지 고물상이 철골조를 뜯어 가려고 몰래 잘라놓은 것이지 모르겠지만 작년 가을경에 공사를 하는 듯싶더니 아직까지 저 모양으로 방치해 두고 있다”며 “이젠 깨끗해졌겠지 라는 기대를 버린 지 오래고 도대체 누가 관리하는 것이기에 이렇게 놔두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반문했다.
실제 유유저수지 입구에서 북측 물가 쪽을 살피면 뜯다가 만 데크 흔적이 있으며 도막도막 잘라놓은 철골조며 데크를 받쳤던 사각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이러한 탓에 마치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장소로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잘라진 철골조가 길을 막고 있어 시공 전에는 사람이 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 하나 지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괜한 돈 들여 설치해서 예전만도 못하게 됐다는 주민들의 비난이 괜한 소리는 아니다.
부안군 담당자는 “지난 겨울부터 철거공사를 시작했으며 봄 농사를 위해 담수가 진행 중에 있어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지시켰다”며 “농번기가 지나 저수율이 낮아지는 6월경 철거공사를 재개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수위가 높아지면서 테크와 물의 차이가 좁아지다 보니 일부 낚시인들이 데크 난간을 임의로 훼손하고 낚시대를 설치하는 경우가 발생한 바 있어 이대로 놔 둘 경우 안전상의 문제점이 커진다”며 철거 이유를 보탰다.
부안군에 따르면 총 6800여만 원의 철거비용 중 철거공사비가 4000여만 원이고 나머지는 폐기물 처리비용이다.

김종철 기자  ibuan@ibuan.com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