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규현 신부 등 종교·사회단체 100인 기자회견
“새만금 재생할 해창·수라갯벌 아직 남아 있어”
전북 지역 종교·시민사회단체 소속 100명이 지난 4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는 전면적인 해수유통을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3년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울 청와대까지 새만금 반대를 외치며 삼보일배를 했던 문규현 신부와 이희운 목사 등 전북지역 종교계 대표와 원로, 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우선 “갯벌과 바다의 가치를 몰랐던 우리들의 어리석음에도 잘못은 있다. 탐욕에 눈이 멀어 거위의 배를 가른 것처럼 우리는 풍요와 생명의 상징, 새만금을 죽이고서야 오늘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면서 “사업이 시작된 지 30여 년. 우리는 비로소 새만금사업이 거짓과 무지, 탐욕에서 비롯된 잘못된 사업이었음을 깨닫고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이어 “새만금의 오늘은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새만금만 죽은 것이 아니라 방조제 밖의 바다에도 심각한 피해를 줬다”면서 “(지금은) 새만금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되살리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결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부터 스마트 수변도시 내부개발이 본격화하는데, 죽음의 호수위에 스마트한 국제도시를 만드는 일이 가당키나 한가? 더 이상의 거짓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안타깝게도 새만금을 30년 전 생명력이 넘치는 바다와 갯벌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행히도 새만금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생할 수 있는 수라갯벌과 해창갯벌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새만금에 바닷물을 상시적으로 유통시키고 ‘새만금 민·관협의회’를 만들어 전북도민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변경할 것”을 전북도와 정부에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잘못된 새만금 사업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진정으로 후세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새만금을 살리는 유일한 길, 전라북도를 살리는 길은 새만금의 해수유통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새만금도민회의도 성명을 내고 "새만금 수질 악화 대안은 전면적인 해수유통"이라며 전라북도에 해수유통에 대한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규현 신부는 "새만금 사업 30년 동안 7명의 대통령이 전북을 흔들었다"며 "전북이 또다시 새만금으로 표를 구걸하는 정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평소 지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