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해수유통으로 새만금내측과 외측 상생의 해법 찾기’토론회 모습. 사진 / 김종철 기자

28일 전북도의회에서 ‘새만금 상생 해법 찾기’ 토론 열려
수질종합평가 앞두고 하루 2회씩 9시간여 배수갑문 열어
오염된 새만금 내측 바닷물 방출, 외측 생태계 영향 미쳐
정부 측, 연구·조사·개선 진행 중…“의견 낼 입장 아니다”

새만금 내측을 담수화하겠다던 정부가 오는 2020년 새만금 수질종합평가를 앞두고 평소 하루에 한 번씩 열던 배수갑문을 두 번씩 열어가면서 목표 수질을 맞추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김재병 사무처장은 지난 28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해수유통으로 새만금내측과 외측 상생의 해법 찾기’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하고 그 근거로 농어촌공사의 ‘2019년 4월 배수갑문 운영내역’을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을 시작으로 수차례에 걸쳐 새벽 2시 전후인 야간에 4시간가량 추가로 개문(開門)해 해수를 유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고).

올해 4월 배수갑문운영계획. 노란색 부분이 과도하게 갑문을 개방해 해수유통을 한 날.

이는 평소 1일 1회 5시간여 동안 유통시키던 것에서 약 2배에 가까운 2회 총 9시간여를 개문한 것으로서 당초 목표인 담수화를 위한 운영형태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제대로 된 수질종합평가를 위해 해수유통을 전면 중지하고 담수를 시켜 수질의 변화를 따져보자는 시민단체의 요구에도 전면 대치되는 것으로서 갑문을 추가로 열게 된 원인이 결국 수질평가 결과에 초점을 맞춘 꼼수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어촌 공사는 ‘안정적인 수질관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야간개방을 확대했다’라는 답변을 내놨지만 이 또한 ‘한시적 안정적 수질관리냐’는 비난과 함께 잠깐이나마 수질이 양호해 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로 더 큰 비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해수를 유통한다 하더라도 갑문 주변이외에는 수질개선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단체나 학계의 의견이 전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개문을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어떠한 개선책보다 해수유통이 수질변화에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에 힘이 실린다.
꼼수가 됐던 어찌됐던 이러한 형태의 갑문 개방은 미미한 수준의 수질개선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생태계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수산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어민들은 방조제 바깥 물고기까지 내측으로 들어와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한다”며 “내측의 오염된 바닷물을 개선할 목적의 해수유통 없이는 내측, 외측 모두에 걸쳐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에 따른 수산업의 피해는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최근 집계에 따르면 3년간 전북 어업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양식업이 늘어난 결과일 뿐 물고기를 잡는 일반 어업은 전혀 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의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남정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또한 현재 크기의 갑문을 통한 해수유통은 수질변화나 생계태에 큰 효과를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2014년부터 새만금에 대해 진단하고 예측하며 관리대책을 수립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남 연구원은 해안가 퇴적형태가 바뀌면 생태계에도 변화가 온다며 신시도 지역의 경우 침식작용이 활발하고 조수로 중심으로 과퇴적이 발생하는 등 변화가 크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한 신항만 방파제 건설 후 계절별 지형 변동성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독성미세조류(남조류) 현황진단을 통해 적조현상도 자주 일어나 생태계 교란이 발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나 새만금을 남과 북으로 가르는 동서 2축도로가 완공되면 수역의 교환이 차단돼 오염 속도와 수준에 차이가 날 것으로 분석하고 군산방향인 북측이 상대적으로 오염강도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토론자인 군산대 해양학과 최진용 교수는 “해양과 환경에 대해 인류가 모르는 것이 아직도 많다”며 “세계 유일무이의 방조제 건설 이후에 생길 환경과 생태변화에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없을 뿐 아니라 도로를 개설하는 등 내부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무엇이 정답인지 해답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무엇을 해 달라, 어떻게 해 달라 조르는 것 보다 전북도를 비롯해 해당 지자체가 힘을 합쳐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하고 피해의 크기를 측정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등 자치분권에 맞는 주체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종주 전북수산산업연합회장은 “정부 측 토론자로 단장이 나왔다가 이제는 과장급으로 내려갔다”며 “도민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더불어 “주민들이 참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며 “줄어든 수산소득을 관광소득으로 대체하려 해도 낚시가 안 되고 바닷물이 똥물인 것이 드러날까 조심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해수유통만이 답임을 호소했다.
부안군 위도면 김인배 어촌계장은 “전라북도에 놀고 있는 땅도 많은데 왜 하필 동진강과 만경강이 흐르고 최고의 갯벌을 가진 이곳을 막아서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새만금 정책이 잘못된 정책임을 시인하고 해수유통과 함께 올바른 대안을 찾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한 “지금까지 샘플 수준의 조잡한 자료로 모든 것을 예측해왔고 거기에 발맞춰 정치인들이 환상을 심어왔다”며 “방조제를 다 허물 수 없다면 수문을 없애고 상시 해수유통이 가능하도록 교각을 설치해야 한다”고 새로운 대안을 내놨다.
이 같은 토론자의 토로에 정부 측 토론자로 나온 전북지방환경청 새만금유역관리단 한상윤 사무관은 “목표한 수질 달성이 안 되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함께 다각적인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종주 회장으로부터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진행 중인지 토론하고 상생의 해법을 찾자고 모인 자리인데 뭐라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참가자인 유영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이런 토론이 행정에 반영이 되기는 하는 것인지,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연구가 진행 중이니 마냥 기다리라는 것인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는지, 정부기관이 의뢰한 연구의 범위와 결과대로만 따라야 하는지” 등을 따져 묻고 “결국 이런 노력들이 아무런 소용이 없이 공허한 울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
마지막으로 정의당 권태홍 위원장은 “수산, 환경, 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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