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관계자 전체 면담 이끌었지만 뻔한 대안 일색
지도와 단속, 고발조치가 전부…행정의 한계도 드러나
‘부안군 둘러싸는 폭 100미터 방풍림 조성’ 주장 나와

뻘먼지에 화 난 계화주민들이 집회에 나선지 10일 만인 지난 23일 ‘비산먼지 저감대책 긴급 설명회’가 계화어촌계 복지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계화리피해대책위를 비롯해 부안군 관계자와 발주처인 새만금사업단, 새만금개발청, 전북지방환경청 그리고 시공사인 금광기업, 계룡건설, GS건설, 포스코, KD건설 등 새만금 내 모든 관련자가 참여했다.
일상생활을 접고 집회에 나섰던 계화도 주민들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뻘먼지의 고통에서 벗어날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예상할 만한 대책과 행정의 한계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비산먼지 저감 대책 설명에 나선 공사현장 관계자들은 현재 업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저감대책과 함께 추가적인 대책을 내놨다.
공사구간별로 살펴보면 ▲새만금 동서2축 도로건설공사는 살수차를 2~3대로 늘리며 1일 3~4회 살수하고 있으며 풍속 한계구간을 둬 작업 중지 등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법면 및 토사 적치구간 방진시설을 설치하고 피복석, 씨드 스프레이, 아스콘 포장 등의 저감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환경생태용지 조성사업장도 풍속에 따라 작업을 조절하는 등 동서2축과 유사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핵심보전지구 내 추가 방진망 설치, 외부토 반입 완료 후 신속한 조경 식재(~’20) 등을 추가적인 대책으로 내놨다.
▲2개의 공구로 진행되는 남북도로는 북서풍 최대 집중기간(11월~3월)전에 성토를 완료를 목표로 하고 기상상황에 따라 살수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준설토 방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피복석을 동시에 시공하겠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농생명용지는 하서 불등에서 계화도를 넘어 창북리까지 이어지는 방진휀스 설치가 되어 있다. 조사료 미발아 구간에 5월 30일 까지 식재를 완료하며 나머지 구간은 6월 30일까지 방진망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러한 대책이 나오자 현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공사현장에서 흔하게 제시되고 있는 방법으로서 횟수와 강도의 크고 작음의 차이만 있을 뿐 새만금의 환경적 특성이나 주민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감안한 대안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정작 주민들이 강력하게 원했던 공사 중단 후 대책마련이라는 순서도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언제까지 실시하겠다는 기본적인 약속도 빠져있고 단순히 업체가 실시하고 있는 대책만을 홍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피대위 한 관계자는 “도로에 물 뿌리고, 법면에 망 씌우는 것이 기본이지 무슨 대책이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지만 뻘먼지는 계속해서 날린다. 이따위 추가대책으로 뻘먼지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공사를 중지 하고 납득할만한 항구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다시 시위현장으로 나가겠다”고 항의했다.
업체는 그렇다 하더라도 계화주민의 입장에 서서 대변해야할 부안군 행정도 새만금이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지도와 단속이라는 절차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부안군 담당자는 “엄격한 지도 단속 권한이 행정이 가진 전부다”라며 “비산먼지의 경우 공사 구간 내에 일정한 저감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해 단속대상이 될 뿐이고 설령 단속됐다 하더라도 공사를 중지할 수도 없으며 업체를 고발해 단순 벌금만 징구 할 수 있다”고 행정의 한계를 밝혔다.
이에 계화리의 한 주민은 “나라에서 하던 어쩌던 여기 뻘이 부안군 땅이지 지들 땅이냐”며 “남의 마당에 금 긋고, 도로내고, 먼지 내고, 말만 지방분권이지 이게 무슨 짓이냐”며 분개했다. 더불어 “부안군이 용역을 발주해서라도 뻘 먼지의 유해성을 입증하고 주민들의 피해상황 등을 수치화해서 정부기관에 내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부안군을 둘러싸는 새만금 접면부 전체에 폭 100미터의 방풍림을 조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집회를 통해 발주처와 시공사 관계자 모두가 참석하는 자리를 만들어 냈지만 결국 풀리지 않은 숙제만 확인한 결과로 이어지면서 계화주민들의 시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