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진서면 주민들이 '석산 반대'를 외치며 집회를 갖는 모습

보완기한 며칠 남기고 신청취하, 뚜렷한 이유 없어
한시름 놨지만 언제 어디로 신청할지 두고 볼 일

진서면 운호리에 신청된 고령토 채굴이라는 명문의 석산개발이 지난 22일 신청 사업자의 자진 취하로 일단락 됐다.
부여에 본점을 둔 (유)동민이라는 채굴업체는 지난 2월 운호리 일원에서 고령토를 채굴하겠다는 채굴계획인가를 전북도에 신청했다.
느닷없는 채굴신청에 진서면민들은 반투위를 구성하고 이 업체가 얼마 전 석포리에 석산개발을 신청했다가 진입로 문제로 포기한 업체와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하다며 겉으로는 고령토 채굴이지만 실제는 석산개발을 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지난 4월 2일 거리 집회를 열어 반대의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만 200여 명을 넘었으며 지역구 의원들, 조합장 등 관내 기관장들과 내소사 등 종교계에서도 대거 참여해 사안의 중요성을 반영했다.
특히나 진서면은 젓갈과 오디, 염전 등 분진에 취약한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어 석산개발이 승인될 경우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사를 건 반대투쟁을 예고했다.
주민들은 투쟁하고 이 업체는 절차를 밟아 갔다. 신청서를 접수한 전북도는 부안군에 산지관리법 저촉여부 등 의제협의를 요청했고 부안군은 건설교통과 등 인허가 부서의 검토를 거쳐 개발행위허가, 신청서, 복구계획 등 몇 가지 항목에 대한 보완을 주문했다.
이에 업체는 집회가 열리는 등 민원이 들끓고 있음에도 전북도에 사업포기가 아닌 서류 보완을 위한 기간연장을 신청했고 전북도는 5월말까지 허가기일 연기를 승인했다. 허가기일을 며칠 남긴 22일 이 업체는 돌연 예상을 깨고 신청을 취하 했다. 일단은 운호 고령토는 채굴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들이 취하를 결정하게 된 원인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한시름 놨지만 그간의 행태를 보면 언제 어디로 어떻게 변형된 형태로 신청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만큼 쉽게 물러날 업체가 아니기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다.
또한 집회를 열어 주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주민의 강력한 반대 의견이 전북도와 부안군 행정을 자극했고 비협조적인 행정의 태도가 업체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사업 포기로 이어지는 결과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진서면 한 주민은 “이번 취하는 주민들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뜻을 합쳐 얻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역민의 삶을 해치는 석산과 같은 사업에 대해서는 모든 일을 제치고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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