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까지 들먹이며 사학법을 반대하는 속내는?

사학법 때문에 한나라당의 색깔병이 다시 도지고 있다.

지난 12월27일 한나라당 대구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은 집회 내내 ‘친북좌파 이념교육 전교조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안택수 대구시당 위원장은 “개정된 사학법은 전교조가 사학을 장악하고 우리 2세 교육을 정치이념화 시키고 반미친북·좌파세력을 양성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국민들 속에서 이미 (노무현 정권이) 좌파 혁명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표는 “사학법은 (좌파) 정권 음모의 시작일 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학법을 통해 전교조가 사학을 장악하여 좌파교육을 통해 좌파혁명을 한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괜히 전교조나 좌파 타령을 해서 국민들을 끌어 모을 생각이지만 이번에는 국민들이 잘 속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으니 너무 어이가 없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기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마찬가지이다. <조선일보>의 ‘사학법에 무슨 딴 뜻 있기에 이렇게 밀어붙였나’, <중앙일보>의 ‘교육위기 몰고 올 사학법 강행처리’, <동아일보>의 ‘사학법 강행 통과, 후유증 우려된다’라는 제목들을 보면 개정된 사학법이 뭔가 근본적인 변화를 학교에 가져오는가 보다. 나는 사학법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조중동이나 한나라당이 효과가 있다고 하니 걱정이 조금 줄어든다.

사학법은 운영위원회에서 개방형 이사 2~3명을 추천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운영위원회에 전교조 출신은 평균 한 명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교조 출신들이 이사로 선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엄청 늘려 1명이라고 치자. 이사 7명이나 11명 중에 1명이 어떻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학교가 제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인사를 한다면 1명의 이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다.

만약 학교 이사회가 범법행위를 한다면 1명이 고자질을 하여 그 학교재단을 처벌받도록 할 수 있다. 한 명이 들어가서 사학에 아주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사학들이 이제껏 비리를 마음껏 저질렀는데 이제 못하게 되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인가 보다.

정상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면 이사회에 전교조 교사 1명이 들어간다고 한들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언제나 이사장이 자신이 임명한 이사로 다수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학교의 예산과 인사권을 계속 이사장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건전하게 이사회를 운영하는 것 이외에 개방형 이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 셈이다.

이렇게 좋은 법을 한나라당, 특히 박근혜대표는 죽어라고 반대하는 것일까? 왜, 전교조를 빨갛다며 이들이 학교를 장악해 결국 좌파혁명을 할 거라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사학법을 반대하는 것일까?

전교조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아 한 명도 너무 무섭게 보이거나, 사학이 막강한 표로 자신들을 지원해줄 거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사학법을 전교조를 위한 좌파적 법이라고 색칠을 함으로써 노무현 정권을 국민으로부터 유리시킬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아주 옹색해 보인다. 한나라당 스스로가 거짓말로 더욱 옹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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