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오면 흙탕길로 변하는 수라청에서 현대아파트로 가는 오르막길, 비가온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도에 흙이 가득하다. 사진 / 김종철 기자

민원 진행상황 묻자 그제야 소유자와 클로버 재배 논의
절개지 식물재배는 흔한 방법, 대안 치고는 너무 뻔해
알아서 하라는 토지주 상대로 군청이 행정조치 나서야

부안군이 드디어 수라청 삼거리에서 현대아파트 방면 흙탕물 인도 민원에 대한 대안을 내놨다.
본지는 지난 4월 15일 취재해 22일자 신문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이곳 인도가 비만 오면 경사지에서 흘러나온 흙으로 인해 황톳길 인도가 돼 보행자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보도했다.
당시 부안군 담당자는 “토지가 사유지고 해서 당장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후 수일이 지나도록 현장에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해결방안이 나왔는지도 방안이 모색 중 인지도 알 수 없어 부안마실축제가 끝난 지난 8일 담당자에게 진행상황을 물었다.
오전에 부재중으로 통화하지 못한 후 오후에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부안군 도시공원과 담당자는 “해당 토지 일부의 소유자와 협의한 끝에 클로버를 재배해 흙 유실을 막아 인도 훼손을 막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거창한 대안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23일 만에 나온 대안치고는 너무 뻔하다는 의견이다.
절개지에 식물을 심어 흙 유실을 막는 방법은 유사한 지역에서 흔히 조치되고 있는 방법으로서 20여일 동안 고민해서 나서 나온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더해진다.
더욱이 진행상황을 물은 이날에서야 소유자를 만나 씨앗 파종을 논의한 것은 그간 이 민원을 사실상 방치해 두고 재차 민원이 들어오자 단발식 처방을 내린 것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이 같은 쉬운 대안이 나오면서 결국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민원 해결에 나섰더라면 지난 4월에 파종도 끝나고 민원인에게 조치상황도 알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부안군 담당자는 “우선 클로버가 자리 잡도록 지켜본 후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찾겠다”고 말해 더욱 더 신속한 파종이 있었다면 결과도 후속 조치도 빨리 도출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시간도 신뢰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이어 “건물을 짓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대지위에 무허가 건축물이 존재하는 등 당장 신축도 쉽지 않다”며 “토지주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결국은 근본적인 원인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땜질식 대안에 그친다는 의견이다.
또한 알아서 하라는 식의 토지주에게 인도 훼손과 오염에 대한 과태료 등을 부과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민원해결보다는 주민과의 분쟁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보수적인 공무형태를 취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일각에서는 해당 토지주를 상대로 강력한 행정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만큼 당장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더라도 다수의 이용자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부안군 담당자는 “지금 인도 주위의 흙을 치우거나 정비하게 되면 또 다시 흙이 흘러 내려온다”며 “클로버가 자리를 잡고 흙 유실 량이 줄면 청소 등을 거쳐 깨끗한 인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곳 도로를 다니는 다수의 보행자는 클로버가 빨리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무럭무럭 자라 흙 유실을 막을 때까지 위험을 감수하고 불편을 참으며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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