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색·모양·스타일 등 누가 봐도 한 사람 작품
‘소풍은 부안으로, 수학여행은 무주로’ 오해 사
우연의 일치,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쓴 웃음’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다.
멀리서 보면 그것이 그것 같아 보이는 두 홍보물은 바로 부안군의 ‘마실축제’ 홍보 포스터와 무주군의 ‘수학여행’ 포스터다.
포스터 바탕도 모두 녹색이고, 중앙에 자리잡은 곡선의 모양은 흡사한 것을 넘어 아예 똑같다. 거기에 주변에 자리 잡은 가옥이며 사람, 나무 등도 모양만 조금씩 다를 뿐 형태나 스타일면에서 누가 봐도 한 사람의 작품이다. 다만 부안에는 바다가 있고 무주에는 바다가 없기 때문에 홍보물 하단 부분에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두 포스터는 이와 같이 전체적인 이미지도 흡사하지만 내용도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부안군이 일상 속 소풍이라면 무주는 수학여행이기 때문이다. 두 포스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소풍을 가는 초등학생은 부안으로 가고 수학여행을 가는 중고생은 무주로 가라는 것’으로 읽혀 부안과 무주의 공동작품이 아닌가 하는 오해까지 일으킨다.
이 같이 두 지자체의 홍보물이 유사하다 못해 쌍둥이가 된 원인은 바로 ‘오픈(공개) 이미지’ 사용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오픈 이미지는 이미지의 형태를 만든 창작가가 일정 금액을 받고 일정한 목적에 사용을 허락한 이미지로서, 자체 창작을 하지 않는 다수의 광고사가 이용하고 있는 공유 이미지를 말한다.
한마디로 대가를 지불하고 목적의 범위에서만 사용한다면 저작권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
부안군은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HS컴퍼니라는 광고사에서 마실축제 포스터 제작을 의뢰했고, 무주는 무주관내 ‘맥OO’ 라는 광고사가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의 한계상 두 업체 간 또는 업체 내 디자이너 간 공유가 있었는지 낱낱이 알 순 없지만, 두 포스터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고 비슷한 시기에 홍보되면서 양 지자체 모두 홍보의 질적인 면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따른다.
부안군 담당자는 “업체에 확인해 본 결과 오픈이미지를 구입해 사용했기에 저작권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홍보물을 창작해 제작했다면 이번 제작에 소요된 100여 만원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홍보물로 제작해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 시대는 홍보, 광고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갖 매체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교를 펼치며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함께 기존에 있던 수만 가지 이미지 외에도 하룻밤에 수백, 수천 개의 신규 이미지와 카피문구가 생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모양과 색깔, 내용까지 비슷한 홍보물이 전라북도 내에서 제작되었다는 것은 우연치고는 대단한 우연인 것이다.
물론 광고사마다 아이디어 고갈에 따른 기존 이미지 돌려쓰기가 횡행한다 하더라도 이번 일이  두 광고사의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 한낱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쓴웃음이 지어진다는 의견이다.
어찌됐건 올해 마실축제는 끝이 났고 내년에는 또 다른 모양의 홍보물이 제작된다. 내년도 홍보물은 남들과 다른 독창적이고 멋진 홍보물이 제작돼 부안군민의 자존심을 높이 세워주기를 다수의 군민들은 집행부와 제전위에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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