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마실. 형형색색의 불빛이 공원을 밝히고 있다. 사진 / 김종철 기자

수십억 원 들인 매창공원 “제대로 본전 뽑았다” 평가
주민 동원, 후원 압박 사라지고…축제팀 준비 돋보여
먹거리 부실 최대 단점 부각…체험 프로그램 늘려야

우리 고장의 대표축제인 마실축제가 매창공원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군민과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예년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마실축제는 부안읍의 중심 도로라 할 수 있는 번영로 일대를 틀어막고 차량을 통제하는 바람에 인근 상가를 비롯한 군민들의 각종 민원에 시달려야 했고, 행사장도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 관광객들이 우왕좌왕하는 단점을 노출했었다.
이에 반해 이번에 열린 일곱 번째 마실축제는 주무대와 놀이마당, 보물마당(광장) 주제마당(보조무대) 등이 매창공원을 중심으로 집중 배치돼 동선이 단순해졌고, 매창공원의 수풀과 잔디밭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여유로운 소풍’이라는 주제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나무 그늘 아래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가족 단위로 도시락을 먹는 등 여유로운 풍경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단위로 축제장을 찾아 매창공원 잔디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자연히 번영로 상가의 민원이 사라진 것은 물론, 상설시장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번영로를 통제했을 때는 상설시장에 차량의 접근 자체가 어려워 쇼핑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매창공원에서 축제를 즐긴 후 차량을 이용해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어린이를 대동한 부모들도 호평을 내놨다. 이들은 주로 놀이공간과 축제공간이 인접해 자녀들이 어른의 시야 안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어서 안전과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요컨대 많은 돈을 들여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쓸쓸하게(?) 방치되다시피 한 매창공원이 이번 마실축제를 계기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면서 ‘제대로 본전을 뽑았다’는 평가다.
특히 ‘별빛마실나들이’로 명명된 야간 조명축제는 군민과 관광객 모두 호평을 쏟아내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아직까지 마실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프로그램을 마실축제의 킬러 콘텐츠로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이 일부에서 제기될 정도였다.
축제로 인한 민원이 대폭 줄어든 데는 다른 요인도 있었다.

마실 춤 퍼레이드 경연에 나선 외국팀

우선 거리 퍼레이드를 위해 면별로 200여 명씩 동원하던 관행이 없어져 바쁜 농번기 지역민들의 불만이 거의 사라진 점이 꼽혔다.
또 관내 기관·단체나 각 협회에 쇄도하던 공무원들의 후원 요청이 줄어들 점도 감소요인이었다. 일부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해마다 이 맘 때면 군청의 관련 부서 공무원들로부터 현수막 게첨을 비롯해 후원금 압박에 시달렸으나 이번에는 이런 요구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는 전언이다.
자원봉사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제 몫을 했다. 환경과 자연순환팀 주관 하에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반짝반짝 깔끔이 마실 특공대’가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쓰레기를 수거해 수만 명의 인파가 다녀간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함을 유지했다.

쓰레기를 줍고 있는 축제의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들

관광객 집계도 현실적이었다는 평가다. 예년에는 축제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50만 명이 왔느니 60만 명이 왔느니, 경제 유발효과가 수백억이니, 거품이 잔뜩 낀 발표를 해왔으나, 올해는 첫날 내방객이 2만5000명이라고 공식발표하는 등 내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하려 한 점이 도드라져 보였다.
이는 대체적으로 축제 전담부서인 새만금잼버리과의 인식 전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자화자찬’ 식의 자료를 배포하면서 부안군의 치적으로만 포장하려던 구태에서 벗어나 냉정한 평가를 통해 군민에게 실상을 알리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또 축제팀이 무리한 추진이나 의욕 과잉에서 벗어나 차분한 가운데 치밀한 기획과 준비를 해 온 점 역시 돋보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마실 온 워터컬러마당에서 물총싸움을 즐기는 아이들

하지만 이번 축제에서도 상당수 개선점이 눈에 거슬렸다.

우선 최근 관광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먹거리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읍면별로 부스를 차리고 토속음식을 준비하긴 했지만, 부안을 대표할 만한 메뉴는커녕 여전히 파전과 빈대떡이 주류를 이루고 꼬치류나 김밥, 떡볶이 등 분식류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 최대 단점으로 떠올랐다. 메뉴 발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 면별로 차린 체험부스가 너무 좁고 종류도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축제장 밖의 체험 공간 역시 하루 만에 3일치가 거의 동이 날 정도로 성황을 이룬 ‘딸기 수확체험’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프로그램이 없어 자녀와 함께 추억을 남기려는 부모들의 아쉬움을 샀다.
‘다같이 돌자 마실 한바퀴’의 경우에는 스탬프북에 3종류 7개의 도장을 받아와야 하는데, 2시간 남짓한 시간도 촉박하거니와 스탬프 수를 충족시키려면 1인당 평균 1만원이 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개막일 리셉션에 초청받은 내빈 200여 명이 10여분 넘게 걸어 공연장에 도착했으나 막상 좌석은 50여 개에 불과해 상당수가 발길을 돌린 점도 옥에 티로 꼽혔다. 한 내빈은 “이럴 줄 알았으면 리셉션에 참석하지 말고 미리 공연장으로 와 자리를 잡아 둘 것 그랬다”며 쓴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 외 해마다 지적돼 온 각종 공연의 과도한 연예인 출연을 비롯해, 무대 주위의 감전 위험이나 관광객 차량의 인근 아파트 주차장 점령 문제, 과도한 음주 문제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축제의 시작 알리는 축포를 쏘고 있는 참가자들

 

위도띠뱃놀이 퍼레이드

 

면 행사부스에서 새우꼬치를 팔고 있는 주민들

 

별빛마실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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