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사랑, 형제애 다시 느껴

몽실언니는 해방직후 소위 ‘만주거지’라 불리우던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몽실언니의 동생 종호는 이름모를 병으로 죽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가난과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몽실을 데리고 도망가 새아버지와 결혼을 했다. 그 곳에서 몽실은 영득이라는 동생도 얻게 된다.

할머니에게 많은 구박을 받았고 새아버지의 손에 밀려 절름발이가 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결국은 자신의 친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고모와 함께 옛집으로 가게 된다.

이번에는 새어머니 북촌댁을 얻게된다. 그로서 몽실언니에게는 두명의 아버지와 두명의 어머니가 생기게 된것이다.그리고 전쟁 중에 동생 난남이가 태어나고 예전부터 몸이 약했던 북촌댁은 죽고 만다.

친어머니에게로 가보기도 하면서 몽실언니는 난남이를 키우고 자신도 커 나간다. 아버지가 언젠가 돌아오실거란 믿음을 가지고 식모살이를 하게 되는 몽실언니, 착한 주인집 식구들과 즐거운 세월을 보낸다.

다시 아버지가 돌아오지만 전쟁때문에 이미 몸이 많이 다쳤다. 몽실언니는 난남을 장골할머니에게 맡기고 아픈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무료봉사를 해준다는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길게 늘어진 줄, 그 줄이 줄어들때 즈음 아버지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만다. 그리고 친어머니마저도 돌아가신다.

이젠 4분의 부모님 중 3분을 잃고도 몽실언니는 끝까지 꿋꿋이 난남을 키워낸다.
나는 몽실언니를 몇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별 감정이 없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감동에 젖어 들었다. 처음에는 불쌍함으로, 그 불쌍함에서 안타까움, 그 안타까움에서 존경심으로, 그 존경심에서 따뜻함으로 가게 되었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많은 고통과 시련 그 속에서도 절대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그 용기가 내 마음에 와닿은 것만 같았다.

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과 아버지를 향한 효심 그리고 미움. 배다른 동생까지도 아끼고 보살핀 몽실언니의 그 아름다운 마음에 나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 동안 동생을 많이 구박 하기도 했고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언제나 동생이 울거나 안좋은 일이 있을때면 역시나 연민보다는 피가 솟구쳐오르는게 느껴졌었다.

동생이 슬퍼하면 나도 슬퍼하는, 밉다고 밉다고 그렇게 얘기는 하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따뜻한 마음. 그게 바로 형제애가 아닐까 싶다. 몽실언니를 읽으면서는, 그동안 새삼 잊고 있었던 부모와의 정과 형제간의 우애를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계기인 것만 같아 고맙다.

참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고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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