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폭락에 공짜나 다름없어…작년부터 수확 포기
과원 정비사업에 37ha 신청, 경작지 절반 수준

무주군 아로니아 재배농가들이 폭락한 가격 때문에 나무를 뽑아내고 있다.
김병철(78. 적상 사천)씨는 최근 아로니아밭 2000평 가운데 1500평을 뽑아내고 혹시나 가격이 오를 때를 대비해 500평은 남겨뒀다.
올해 무주군은 아로니아 경작지를 줄이려는 농·식품부 방침에 따라 과원정비사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신청한 규모는 230농가, 약 37ha 면적이다. 이는 무주군이 지난해까지 파악한 아로니아 재배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이는 1차 사업에서만 나온 규모로 2차 사업이 시작되면 재배면적은 더욱 줄어든다.
아로니아 재배면적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2013년도 즈음의 일이다. 무주군과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군내에는 종묘상과 이아무개 교수가 다니며 아로니아 식재를 적극 권장하고 기술지도까지 했다. 마침 인삼, 오미자 등 이전에 재배하던 작목들에서 연작피해가 발생해 작목을 바꿔야 했던 농가로서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한때 아로니아는 건강식품으로 소문이 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신문과 홈쇼핑채널을 덮다시피 할 정도로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생과와 가공품 가릴 것 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잘 나갈 때 시세는 1kg당 1만원 선이었고 3년 전만 해도 5000원은 찍으며 농가의 효자작목이 됐다.
아로니아가 가진 결정적 단점은 생과로 먹지 못하는 점이었다. 떫은맛이 워낙 강해 가공을 거쳐야 하고 한 번에 다량으로 먹는 것은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며 적정 복용량까지 나오다 보니 간식으로 먹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김 씨는 실제로 아로니아를 재배하며 2년 동안은 제법 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가격이 내려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그의 집에는 팔리지 않아 건조한 아로니아가 100kg이나 쌓여있다. 생과로는 2톤이 넘는 양이다.
아로니아 과원정비사업의 보상금은 300평당 60만원 수준으로 타 작목보다 적은 편이다. FTA 폐원보상작목에 선정되지도 않아 기대하기도 어렵다. 농민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보상금이 아로니아의 처지를 말해준다. 아로니아는 시장에서 작물의 불확실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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